5일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7·11 전당대회의 당권 경쟁이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의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각각 친 박근혜’,‘친 이명박’으로 알려진 강재섭 이재오 후보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자 박 전 대표 및 이 전 시장의 측근 의원들이 두 후보 선거운동에 본격 개입해 세 확장에 나섰다.
외형상으로는 이 전 시장쪽 움직임이 더 적극적으로 비친다. 이 전 시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 당대표는 개혁성과 야성(野性)을 가진 인사여야 한다”고 이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또 국민행동본부가 4일 신문광고를 통해 ‘남민전 사건 관련자인 이재오 후보는 전향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 “당이 골수 보수로 가자는 것이냐”며 이 후보를 감쌌다.
또 이 전 시장 측 인사인 당 청년위원장 출신의 박창달 전 의원이 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돕고 있고, 역시 친이(親李)로 분류되는 안경률 이군현 진수희 의원 등도 발 벗고 뛰고 있다.
친박(親朴) 진영도 만만치 않다. 박 전 대표는 말을 아끼며 중립을 지키는 모양새이지만, 측근 의원들은 “강 후보가 박 전 대표의 언질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세를 결집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근인 김무성 의원 등 10여명의 부산ㆍ경남지역 의원들이 4일 강 후보와 만찬회동을 한 게 대표적. 유기준 의원은 “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6일에는 김무성 의원 외에 유정복 유승민 최경환 의원 등이 강 후보쪽에 합류하면서 친박 진영의 단합을 과시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시장 쪽에서 활발히 움직이는데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리전 구도는 후보자간 합동연설회와 TV토론회에서도 재현됐다. 친박 인사인 이규택 후보는 “이재오 후보와 이명박 전 시장은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며 “애국단체의 질문에 골수 운운하는 분이 어떻게 한나라당의 대선주자이냐”며 이 전 시장과 이 후보를 싸잡아 공박했다. 한 초선 의원은 “전대 경선이 사실상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초전이라는 점 때문에 양 진영이 올인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대선주자를 등에 업고 18대 총선 공천권을 무기로 원외 위원장들을 줄세우고 있다”,“대선주자의 지원을 통해 특정지역에 금품살포가 이뤄지고 있다”는 상대 음해성 소문도 나돌고 있다. 전대 득표전이 두 대선 주자간 진검 승부로 번지면서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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