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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냉방병, 열은 없는데 두통·근육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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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냉방병, 열은 없는데 두통·근육통까지…

입력
2006.07.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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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26)씨는 최근 계속 으슬으슬 춥고 몸 전체가 쑤시는 근육통까지 생기는 등 몸 상태가 엉망이다. 그 때문인지 두통과 소화불량에 재채기 콧물이 나기도 했다. 김씨는 주변 동료에게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렸는데 지독하게도 오래간다”고 불평을 하며 종합감기약을 먹었다.

그러나 별 호전이 없자 김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고, 진단 결과 감기가 아닌 ‘냉방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여름감기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냉방병을 감기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고 전혀 엉뚱한 처방에 따라 병을 이기려고 하기 때문에 별 차도를 못 보게 된다.

◆ 열이 나지 않으면 냉방병

냉방병과 감기의 증세는 비슷한 면이 꽤 있다. 그러나 원인은 분명히 다르다.

우선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확실하게 정의돼 있는 질병이 아니다. 단지 실내외 온도차가 5~8도 이상 지속되면 신체에 적응장애가 생기는 것을 말하는 속칭이다. 온도차로 인해 피부혈관이 급속히 수축되며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는 등 여러 이상증상이 생기게 된다. 반면 감기는 잘 알려지다시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이다.

대표적인 냉방병 증상은 몸이 으슬으슬 춥고 쑤시는 근육통, 앞머리가 무겁고 띵한 두통, 어지러움증 등이다. 온 몸에 힘이 없고 입맛도 없으며 집중이 잘 안 되는 것도 냉방병의 증상이다. 아랫배가 차고 묵직하며 살살 아플 수도 있고, 묽은 변을 보고 소화불량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꽤 드물기는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코가 맹맹하게 막히거나 재채기, 콧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감기와 헷갈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냉방병은 열이 나지 않는다. 때문에 가끔씩 기침, 콧물이 나더라도 열이 없다면 감기가 아닌 냉방병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냉방병에 대처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면역력이 약해지게 되므로 ‘진짜’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된다.

◆ 실내에서 긴 옷 입고, 물 마시면 예방에 도움

냉방병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은 택시ㆍ버스기사, 주부, 어린이, 노인, 병약자 들이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마른 여성, 만성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은 생리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신체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냉방병에 걸리기 쉽고 2차 감염 위험도 높다. 따라서

에어컨을 틀더라도 실내 온도는 25도 이하로 유지하고, 실내외 온도차가 5도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한시간에 한번 정도는 환기를 해 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최근 중앙냉방이 일반적이라 개인이 조절하기 어려운 만큼 사무실에서 겉옷을 입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또 땀을 많이 흘린 사람이 갑자기 찬바람에 노출됐을 경우 증발열로 몸이 너무 차가워지므로 땀에 젖은 옷은 즉시 갈아입는 게 좋다.

냉방으로 인해 낮아진 습도도 냉방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때문에 물을 자주 마셔주면 냉방병 예방에 좋다. 이때는 따뜻한 물이 더 좋다.

냉방병은 사람마다 차이가 많이 나는 병인 만큼 유난히 냉방상황에 약하다 싶은 사람은 이런 유의사항을 잘 지키는 게 현명하다. 그러나 예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올해 갑자기 냉방병 증세가 나타난 사람이라면 몸 다른 부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보는 게 좋다.

◆ 대규모로 감염되는 레지오넬라균

냉방병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레지오넬라균 감염이다. 레지오넬라균은 대형 건물의 냉방장치에 쓰이는 냉각수의 청결상태 불량으로 인해 발생, 공조시스템을 통해 건물 전체에 뿌려지며 다수가 감염되는 질환이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2~1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기침, 근육통 등 독감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폐렴으로 이어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이 병이 처음 발견된 1976년 미국에서는 221명이 감염돼 34명이 죽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에 대량으로 발병하자 괴질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건당국의 감독이 강화되면서 이 병의 발생빈도가 낮아지고 있다. 또 이 병 특성상 보통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발병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동시에 감기 증상을 보이는 등의 집단발병 상황이 아니면 레지오넬라균 감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도움말 =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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