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일 대포동2호를 포함한 전날의 미사일 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은 몰라도 대포동2호는 기술적 결함으로 실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서주석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도 “개인적 판단으로는 날아가다 잘못돼 추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포동2호 발사로 주변국을 위협하던 북한이 중요한 협상카드 하나를 분실한 것으로 보고있다.
군과 정보 당국의 분석을 종합하면 대포동2호는 발사한 지 42초 만에 엔진에 이상이 생겼고 6분여를 더 비행해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시험발사장으로부터 499㎞ 떨어진 동해 상에 떨어졌다. 우선 6,700㎞로 추정되는 사정거리를 가진 대포동2호가 10분 1도 안 되는 거리를 날았다는 점에서 실패로 추정된다는 게 정부 당국의 평가다.
정보 당국은 대포동2호의 치명적인 기술적 결함도 지적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에서 “대포동2호는 로켓 엔진의 결함 때문에 발사 이후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불완전 연소로 인한 진동 충격이나 연소실 내부 균열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에 따르면 5일 오전5시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대를 이륙한 대포동2호는 수직으로 상승한 뒤 동해상으로 비행하면서 심한 엔진 ‘떨림현상’을 보였다. 자동차 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엔진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엔진계통의 기술적 문제로 액체 연료가 불완전 연소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떨림 현상을 보이던 미사일은 발사 후 42초 만에 마침내 엔진까지 정지됐고 연소도 중단됐다. 정부 당국이 밝힌 ‘42초 만의 이상징후’란 이를 말하는 것으로 미사일을 추적하던 열감지 레이더에서 미사일이 사라짐으로써 밝혀졌다.
엔진이 정지한 미사일이 추가로 6분여를 날아 약499㎞ 지점까지 도달했다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채연택 전 항공우주연구원장은 “40여초간 상승한 미사일의 추진 관성으로 추가 상승했고 추진력이 떨어진 뒤에는 탄도 비행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대포동2호가 1단 로켓도 분리하지 못한 채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포동2호의 1단 로켓은 100~120초 동안 연소한 뒤에 분리되는데 이번에는 40여초 밖에 연소하지 않았고 로켓분리에도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모 군사 당국자는 “89년 발사한 대포동1호가 180㎞지점에서 1단 로켓을 분리한 것을 감안하면 로켓 분리에도 실패한 대포동2호의 성공여부는 자명한 것 아니냐”고 했다.
대포동2호가 탄두 부분에 위성을 탑재했는지 (모의) 탄두를 달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포동1호 발사 직후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던 북한도 이번에는 특별한 언급이 없다. 탄두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은 주변국에 대한 위협을 극대화할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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