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인문사회과학 전문출판사 ‘중원문화’(대표 황세연)가 책 유통시장에서 새롭고 야심찬 실험을 시작했다. 기존의 온ㆍ오프라인 서점의 장점을 결합시킨, 그럼으로써 양자 모두에 도전하는 통합형 도서체인 ‘중원 북마트’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 모델은 소비자가 가맹점(서점)에 가서 서가에 꽂혀있는 책을 골라 직접 살 수도 있고, 구비되지 않은 책은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소비자는 온라인 주문은 물론, 가맹점에서 구입을 할 때에도 기존 온라인서점을 이용할 때와 같은 10%의 정가 할인을 받고, 포인트(매입가의 10%)를 적립 받는다. 주문한 책을 가맹점에서 수령할 경우 우송료는 면제되고, 가정이나 사무실 택배의 경우에도 일정금액 이상 주문시 우송료가 면제된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회원 확보가 관건이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하거나 다른 서점에서 책을 사더라도 판매이익 중 서점 수익분은 해당 소비자가 회원 가입서를 작성한 첫 가맹점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중원 북마트’는 중고도서 매매도 병행한다. 가정에 쌓아둔 책을 가져오면 가맹점은 책 상태와 질, 정해진 등급과 요율에 따라 되사준다. 중고책 구매는 온라인 주문구매만 가능하다.
출판사측은 온라인 서점과 대형 오프라인 서점의 악력에 질식 당하고 있는 중소 오프라인 서점을 살리고, 온라인 판촉활동으로부터 소외돼 온 비상업적ㆍ양질 도서의 사장(死藏)과 출판사 도산을 막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원북마트는 본점 외에 서울 신촌점과 홍대점 두 곳을 시작으로 10일 문을 연다. 이 사업의 취지를 알리고 가맹점ㆍ회원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온ㆍ오프라인 광고를 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본점 ‘점장’을 겸임하게 된 황세연 사장은 운동권 출신으로 25년 경력의 베테랑 출판인이다. 그는 “이 실험이 숨막히는 기존의 도서 유통시장에 활로를 열고 약자의 권익을 지키는, ‘노비안검법’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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