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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글로벌 허브 꿈꾼다/ <상> 자고나면 바뀌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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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글로벌 허브 꿈꾼다/ <상> 자고나면 바뀌는 도시

입력
2006.07.0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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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7개 토후국중 하나인 두바이의 도심 비즈니스 베이. 한낮 체감온도가 섭씨 50도를 넘는 푹푹 찌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타워크레인들이 바삐 돌아가고, 그 밑으로 트럭들이 연신 자재를 나르고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왕복 8차선의 셰이크 자예드 도로 양쪽으로 약 10㎞에 걸쳐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 건설이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도시 자체가 하나의 공사판일 정도로 개발이 한창이다. 현대건설 두바이지사 장봉섭 부장은 "전 세계 타워크레인의 20%가 몰려 매일 수십층이 올라가고 있다"며 뜨거운 개발 열기를 전했다.

세계 최고만 짓는다

'중동의 뉴욕'으로 부상하고 있는 두바이에 세계 최고의 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왕정(王政) 이슬람국가이면서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자본주의적이고, 세금도 없어 기업인에겐 천국으로 통한다. 이러다보니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계속해서 해외 기업과 투자, 물류, 관광객 등을 끌어 모으고 있다.

'세계 8대 불가사의'로 알려진 야자수 모양의 초대형 인공섬 팜 아일랜드, 세계 최고급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800m 높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 450m의 슬로프를 갖출 실내 스키장 등은 이미 문을 열었거나 건설중이다. 축구장 80개가 들어갈 수 있는 초대형 쇼핑몰에다 디즈니랜드의 8배가 넘는 두바이랜드도 머지않아 등장한다.

두바이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자유무역지대에도 외국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1985년 설립된 제벨알리 자유무역지대의 입주기업은 이미 5,000여개를 넘어섰고, 두바이공항 자유무역지대 등에도 외국기업들이 넘쳐나고 있다.

두바이 대역사는 리더십의 산물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열사의 사막 위에 벌어지는 두바이의 대역사는 국가 전체의 생존에 대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2020년이면 석유가 떨어진다는 절박감이 셰이크 모하메드(57) 왕 등 집권자들로 하여금 두바이를 중동을 넘어 세계의 허브로 리모델링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기업과 자본, 관광객을 두바이로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왔을까? 모하메드 왕과 집권자들의 신념과 용기, 추진력이 결집된 리더십의 결과물이다.

모하메드왕은 옥스포드대 박사진을 주축으로 한 2,000명의 각국 전문가들로부터 매일 아침 최고급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받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중동의 조그만 어촌 마을이었던 두바이 인구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증가, 5년 전 80만명에서 지금은 120만명으로 불어났다. 두바이를 찾는 전 세계 관광객수도 크게 늘어 올해는 1,000만명, 2015년에는 1,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하메드 알 무알렘 DPW 수석부사장은 "외국인들이 안 오고는 못 배기게 두바이를 개조하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며 "종교와 국적을 불문하고 세계 최고의 기술과 실력을 갖춘 사람은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 기업은

인공섬 준설·매립서 부동산개발까지 활약

두바이에는 외국인 유입이 갈수록 늘면서 사무실과 주택, 호텔, 위락시설, 발전소, 항만 등의 발주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곳에 진출한 국내업체에 따르면 두바이의 지난해 각종 공사 발주 규모는 92억7,000만달러.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각종 프로젝트의 비용은 약 300억달러로 추산된다.

발주의 중심은 모하메드 왕과 왕실. 이들은 팜 아일랜드를 건설하는 나킬(Nakheel)과 버즈 두바이 사업을 시행하는 에마르(Emaar)의 주식 50%를 장악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이에 따라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는 한국기업들의 두바이행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두바이에 지사를 설립한 업체만 10여개사에 이른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회사는 과거 중동 영광을 되살리려는 현대건설. 지난해 두바이 수력청이 발주한 제벨알리 복합화력발전소(6억7,500만달러 규모)를 수주한데 이어 인공섬 팜 데이라의 준설ㆍ매립공사를 맡고 있다.

또 제벨알리 신 컨테이너터미널 2단계 안벽공사에 이어 최근 배후시설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건설은 비즈니스 베이에 160층 짜리 세계 최고층 빌딩안 버즈 두바이(공사비 1조원)를 시공하고 있다.

최근 임대 및 관광 수요를 겨냥해 직접 부동산개발에 뛰어드는 회사도 늘고 있다. 반도건설은 버즈 두바이에서 700m 떨어진 곳에 55층 빌딩과 212가구의 아파트를, 성원건설은 두바이 자디프와 비즈니스 베이에 각각 주상복합과 일반 아파트를 건립할 예정이다.

KOTRA 두바이무역관 연영철 관장은 "두바이 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전에 미리 사업계획을 파악할 수 있는지에 따라 수주의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두바이=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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