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안에서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상황을 담은 추리 드라마가 지상파 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5일 KBS에 따르면 청와대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4부작 ‘특수수사일지:1호관 사건’(극본 유숭열, 연출 권계홍)이 2TV에서 8월30일부터 2주간 수ㆍ목요일 밤 9시55분에 방송된다.
드라마의 배경은 남북 휴전 상태를 종전으로 대체하는 ‘남ㆍ북ㆍ미 평화협정’ 체결 D-3일부터 나흘간. 총선 참패와 의붓아들의 뇌물스캔들 등으로 위기에 빠진 대통령 장현석(박근형)은 평화협정 체결을 돌파구로 삼기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
이 와중에 청와대 조리사가 당직 숙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고 대통령 부주치의가 욕실에서 숨지는 등 의문의 죽음이 잇따른다. 얼굴 없는 범인은 최후의 목표가 대통령일 수 있다는 암시를 드러낸다.
드라마는 수사 지휘를 맡은 사법고시 출신의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계장 박희영(소이현)이 우직한 형사 김한수(윤태영)와 손잡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하루에 1회씩 담아 보여줄 예정이다.
청와대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도 파격적이지만, 총선 참패나 평화협정 체결 등의 극중 설정이 요즘 현실 정치 상황과 맞물리면서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제작진의 협조 요청을 받은 서울경찰청이 “너무 민감한 소재라 곤란하다”며 협조를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연출을 맡은 권계홍 PD는 “16부작으로 굳어진 미니시리즈에서 탈피해 다양한 형식 실험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4월 기획한 것”이라며 “시청자들이 빠르게 몰입할 수 있도록 추리 장르를 택했고,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보안이 철저한 청와대를 무대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 정치를 모델로 한 것이 아닌데 뜻하지 않게 주목을 받게 돼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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