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독일과의 4강전에서 연장 종료 1분을 남기고 기적 같은 결승골을 터트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른 파비오 그로소(29ㆍ팔레르모). 그는 이번 월드컵 본선과 예선에서 이탈리아를 3차례나 위기에서 구해낸 숨은 해결사다.
그로소는 호주와의 16강전에서 0-0 팽팽한 공방전이 이어지던 후반 인저리 타임 때 상대 오른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하다 수비수의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낸 주인공이다. 그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프란체스코 토티가 페널티킥을 성공해 극적으로 8강에 올랐다.
앞서 지난해 9월 월드컵 지역예선 스코틀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도 그로소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막판 동점골로 팀에 소중한 무승부를 안겼다. 그의 동점골이 없었더라면 이탈리아는 노르웨이에 밀려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로소는 뒤늦게 핀 꽃이다. 17세이던 1994년부터 4시즌 동안 아마추어 팀에서 뛰며 축구에 대한 꿈을 키운 그는 99년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4부리그를 거쳐 2001년에 마침내 세리에A 무대에 올라섰다. 2003년 4월에 처음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지만 벤치만 지키다가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팀을 맡은 뒤에야 비로소 주전 수비수를 꿰찼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