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해양조사선이 5일 일본이 자신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는 독도해역에 진입해 해류조사를 마쳤다. 일본 정부는 자신들도 해양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강경 대응을 계속했다.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조사선 해양2000호(2,500톤급)는 이날 오전 6시40분께 독도 해역에 진입했다.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은 무전 등을 통해 조사 중지와 해당 해역 철수를 거듭 요구했으나 조사선은 조사활동을 강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악천후와 높이 4~5㎙의 험한 파도 때문에 이날 해류조사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오전 6시에 독도 주변에 파랑주의보가 내려졌으나 조사선은 위험을 무릅쓰고 수심별 수온ㆍ해류ㆍ염분 측정을 계속했다. 조사선은 조사를 끝낸 뒤 오후 6시40분께 일본 측이 주장하는 EEZ를 벗어났으며 6일 오후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해류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경은 삼봉호 등 경비함 2척으로 해양2000호를 근접 호위했다. 또 다른 경비함 10여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독도와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대기했다.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오전 10시 라종일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한국 조사선의 독도해역 진입에 공식 항의했다. 야치 차관은 일본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우리 측이 조사를 시작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즉각적인 중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라종일 대사는 “해류조사는 동해상의 항행 안전을 위한 해류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우리의 영해와 EEZ 내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실시하는 정당한 주권행사”라고 반반했다.
일본 정부는 특히 이날 발표한 외무성 보도관 명의의 담화에서 4월 중단했던 독도 해역에서의 해양조사에 다시 착수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일본 정부는 담화에서 “이 같은 상황이 된 이상 필요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박원기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