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4,000억원의 국방예산이 투입되는 차세대 전투기 F-15K 도입사업의 차질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2008년까지 40대를 도입한다는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공군은 사고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이 달 중순 도입할 예정이던 2대의 F-15K를 다음 달로 미뤄달라고 보잉측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F-15K 전투기의 도입 일정이 순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군은 지난해 4대의 F-15K를 들여온 데 이어 올해 14대, 2008년까지 나머지 22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2008년부터 전력화할 예정이다. 공군 소식통은 “이번 달 도입키로 한 2대를 연기한 것 외에 나머지 도입일정은 아직 조정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사고 조사가 늦어지면 일정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고기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국내에 도착한 5대의 F-15K도 사고 여파로 발이 묶여있다. 우선 지난해 공군이 인수해 운용중인 3, 4, 6호기는 5호기의 사고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비행이 일절 금지된 상태다.
공교롭게도 5호기가 추락한 지난달 7일 국내에 도착한 2호기와 7호기는 정식 인도절차도 밟지 못한 채 대구기지 격납고에 계류 중이다. F-15K 전투기가 미 보잉사 조종사들에 의해 국내에 도착하면 공군으로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에 국내에서 지상점검과 비행시험을 하도록 돼 있지만 사고 여파로 비행시험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호기와 7호기는 사고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비행시험을 거쳐 공군에 정식으로 소유권이 이전된다.
더욱이 사고원인이 기체결함으로 판명이 날 경우 나머지 34대는 국내에 발도 못 붙일 수 있다. 사고조사 결과는 공군이 계획하고 있는 F-15급 전투기 20대의 추가도입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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