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가 최근 행정부에 공군의 차세대 훈련기로 한국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_50 구매를 검토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첨단 훈련기의 대미 역수출 길이 열릴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는 최근 미 공군 장관에게 기존 T_38기를 대체할 차세대 훈련기로 해군의 T_45기를 개조하는 방안과 함께 한국산 T_50기의 구매를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T_50기의 대미 수출이 성공하게 되면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획기적 사건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미 공군은 첨단 전투기 구매에 예산을 집중 배정해왔기 때문에 기존의 T_38기를 개조해 사용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의회가 랜드 연구소가 작성한 보고서 등을 근거로 미 공군측의 T_38기 유지계획에 회의를 나타내며 행정부에 T_45기 개조와 함께 한국산 T_50기의 구매를 대체 방안으로 제시함으로써 T_50기의 대미 판매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이와 관련, 5월에는 김성일 공군참모총장이 하루 일정으로 미국에 와 미 공군 주요 인사들을 만나 T_50 판촉 활동을 벌이는 등 범 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미 공군의 의뢰로 작성된 랜드 연구소의 보고서는 ‘미래 작전이 훈련기 요구조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T_38기 대체기의 하나로 최근 한국 공군 훈련용으로 개발된 T_50기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T_50이 F_16에 탑재된 통합형 피아 식별장치(IFF)의 훈련에 유용한 점 등을 들어 ‘현재 운용되거나 본격 개발중인 제트 훈련기 중 최첨단’이라고 평가했다.
미 상원 군사위가 미 공군측에 요구한 대체기 검토 초점은 ‘구매가, 운용비, 완전한 훈련성과 달성 여부, 개발비용’등 4개 항목이다. 이 중 최첨단 사양을 갖춘 T_50기는 대당 가격이 2,000만달러 선이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T_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F_15K, F_35, F_22 등 차세대 전투기의 조종훈련을 위해 1997년부터 미국의 록히드 마틴사와 공동 개발에 착수, 지난해 8월말 양산1호기 출고식에 이어 4개월간의 시험평가를 거쳐 12월말 한국 공군에 정식 납품되기 시작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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