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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농활 깃발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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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농활 깃발 내리나

입력
2006.07.0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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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 농촌봉사활동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1970년대 운동권 학생들의 농촌 의식화 활동에서 시작된 농활은 90년대 대학생들의 농촌체험 및 일손돕기로 이어졌으나 이제 일부 대학에서만 겨우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농활을 주도해온 운동권 세력이 퇴조하고, 대학생들이 취업준비 해외연수 등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농활참여 학생 감소는 취업난이 심각한 지방에서 뚜렷하다. 대전권의 경우 올 여름방학 총학생회 주관으로 농활을 실시하는 곳은 충남대 한남대 등에 불과하다. 참가학생도 100명 이하다. 한밭대 대전대 배재대 우송대 건양대 등은 아예 농활 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동아리연합회나 일부 학과단위 행사로 그치고 있다. 대구 계명대는 90년 중반부터 총학생회가 아니라 단과대별로 실시해왔으나 올해는 아예 참가희망자가 없어 취소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500명에서 400여명으로, 경북대는 지난해 참가학생이 400명에서 올해는 300명으로 줄었다. 이나마 유지한 것도 올해 농업분야에 파장을 몰고 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현안이 있기 때문이다.

농활의 성격도 변하고 있다. 농촌 기계화의 진전과 전반적인 생활수준 향상으로 단순히 부족한 일손을 돕는 차원에서 벗어나 생활 밀착형 봉사활동으로 바뀌었다. 한양대는 이번 방학 중 13일부터 시작하는 농활과 별개로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 운동’ 참여나 교내 장애학생을 일반학생과 이어주는 멘토링 등의 봉사활동을 계획 중이다.

3일 충북 충주 일원에서 올해 여름 농활을 끝낸 성균관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교실, 컴퓨터 교육, 마을 홈페이지 제작, 방역작업 등의 활동을 벌였다. 전북 정읍시과 부안근 일대에서 농활을 진행 중인 서울대도 일과 후 여성 농민을 대상으로 한 여가ㆍ친목활동과 독거노인 생활시설 확충 등의 활동을 했다.

농활 대신에 국내ㆍ외 봉사활동이나 국토대장정 등을 선택하는 대학도 늘어나고 있다. 충남대 학생 17명은 22일부터 내달 6일까지 몽골에서 교육ㆍ문화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했고, 한남대도 사회봉사단 학생 20여명이 태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대전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28일부터 독도를 출발, 대전으로 돌아오는 대장정에 나섰으며 우송대 학생회도 12~21일 경북 포항 호미곶에서 대전까지 국토순례를 벌인다. 호남대는 지난달 29일부터 3개 팀이 필리핀과 태국 등 동남아지역에서 2주씩 해외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남대 총학생회 이근식 학생복지팀장은 “학생들의 사회참여의식이 과거 같지 않고 취업난이 심각하다 보니 대규모 농활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진단했다.

충남경찰청 정보과 관계자는 “농활 때면 농민회와 연계한 운동권 학생들의 집회와 시위 등으로 골치 아팠던 게 사실”이라며 “요즘에는 오히려 농민들이 FTA 문제 등을 대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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