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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하반기 성장률 4.4%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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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하반기 성장률 4.4%로 하락"

입력
2006.07.0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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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4일 환율하락과 고유가 등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GDP)이 4.4%로 상반기(5.8%)보다 떨어지는 등 경기 확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하반기 전망치는 한은이 지난해 말 발표한 4.6%보다 0.2%포인트 낮은 것이다. 한은은 그러나 경기 확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며 경기도 완만하게 수그러들고 있는만큼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은 5.0%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시각은 경기가 이미 정점을 통과했거나 꼭지점을 앞두고 있다는 민간 연구기관들과 큰 괴리가 있다는 점에서 경기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둔화되는 하반기 경기

한은은 이날 ‘2006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 올 하반기의 전기 대비 GDP가 0.9%로 상반기(1.1%)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상반기 5.8%에서 하반기 4.4%로, 0.8%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은 다만 연간 경제성장률은 5.0%로 기존 견해를 유지했다.

한은이 지난해말 전망 당시 상반기 1.1%, 하반기 1.2%로 예측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ㆍ하반기 성장세가 역전된 모습이다. 상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다소 높았던 측면도 있으나 하반기가 기대보다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이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임금상승률 둔화 등으로 민간 소비 회복세가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제 유가 전망치가 당초 연간 평균 배럴당 55달러에서 63달러로 수정되는 등 원자재가격 상승도 경기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흑자 대폭 줄어

한은은 당초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160억달러로 잡았으나 이번에는 40억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고유가 등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해외여행자 및 유학ㆍ연수비 송금 급증 등으로 서비스ㆍ소득ㆍ이전수지도 대폭 악화해 연간 적자폭이 당초 전망치(200억달러)를 상회하는 2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또 경기부양의 한 축을 이루는 민간소비도 상반기(전년 동기 대비 4.6%)에 비해 약화된 4.2%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민간소비는 4.4%(상반기)à 4.6%(하반기)로 회복세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단가는 높아지는데 주력제품의 수출 단가는 하락하는 교역조건 악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는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부동산규제 강화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해 연간 1.0% 성장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설비투자는 서비스업의 신장세로 당초 전망치(5.4%)을 웃도는 연간 6.3%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상품수출도 전망치(10.3%)를 웃도는 12.5%의 두자리수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2.4%에서 하반기 2.8%로 올라, 연간 2.6%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말 전망치(상반기 2.6%, 하반기 3.4%) 보다는 다소 낮아진 수준이다. 한은은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 하락과 수입개방 등으로 농축산물가격이 안정된 때문”이라며 “하지만 하반기에는 서비스요금, 공공제품 등의 상승폭이 확대돼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 모두 3% 가까이 이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는 여전히 상승세라는데…

이 같은 하반기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경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내년에도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입장이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성장률 자체가 낮아진다고 경기가 꺾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성장률 속도가 다소 낮아졌다가 내년 상반기에는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성장 둔화가 경기 확장기에서의 일시적인 조정 과정일 뿐 경기 하강 신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 연구기관들의 시각은 이와 확연히 다르다. 삼성경제연구소, LG 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경제성장율이 4분기 3%대까지 떨어지는 등 하반기 4% 내외에 그쳐 연간 4.5~4.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경기 사이클 상 상승 곡선이 정점을 향해 갈수록 완만하기 때문에 하반기 경기 둔화가 경기 정점에 근접한 신호라는 주장이다. LG경제연구원의 송태정 연구위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미국의 금리 인상 종결과 맞물려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고유가도 우리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며 “경기선행지수도 하락 반전하고 있어 연내 경기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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