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전쟁은 시작됐습니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합니다.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인 김진선(59) 강원도지사는 개최지 선정을 꼭 1년 앞둔 4일 유치 경쟁을 ‘전쟁’으로 규정했다. 실제 강원도 평창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소치(러시아)를 상대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 평창 지명도 높이기 위해 지구 7바퀴 반 돌아… 경쟁자 잘츠부르크·소치에 반드시 승리할 것
토마스 바흐 IOC 부위원장은 최근 “동계올림픽을 위해 산을 옮길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기반 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해외 언론은 김 지사의 강력한 추진력에 “평창은 동계올림픽을 위해 없는 산도 만들 것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올림픽 유치를 위해 지구의 7바퀴 반을 날아다닌 김진선 지사. 해외에서는 그를 ‘미스터 올림픽 도지사’로 불린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는 내년 7월7일 과테말라에서 벌어질 제119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2010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뒤 재도전인데.
“두 번 실수하지 않겠다. 2010올림픽 유치를 위해 뛴 2003년에는 준비 기간이 짧았고, 평창의 지명도가 낮아 어려움이 많았다. 하계올림픽(2012년) 유치와 관련해 유럽 지역 IOC 위원이 결선투표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몰표를 준 것도 아쉽다.(평창은 2010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투표에서 53-56으로 역전패했다.) 3년 전에는 도전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도전을 받는 입장이다.”
-평창과 경쟁을 펼칠 후보도시는.
“공식 후보도시로 선정된 잘츠부르크와 소치는 모두 강력한 경쟁자다. 후보도시 선정 과정에서 1위를 차지한 잘츠부르크는 경기장 시설과 교통망이 뛰어나고 동계스포츠가 성행하는 도시다. 하지만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국민이 46%에 불과하다는 단점이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대규모 지원을 약속한 소치의 저돌적인 유치 활동도 두려울 정도다.”
-IOC 평가 결과 교통시설, 인프라 등의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잘츠부르크의 경우 동계올림픽을 두 차례(64년, 76년)나 치른 경험과 경기장 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IOC는 경기장이 평창, 강릉, 원주로 분산돼 이동거리가 멀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시설 관리를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대신 정부의 지원으로 2013년까지 원주~강릉간 철도를 개설하면 교통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한국은 IOC 위원의 활동에 제약이 있어 스포츠 외교에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유치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IOC 위원과 접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지휘 아래 IOC 위원 3명이 저돌적인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스트리아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경우 드뤼 위원이 대통령의 사면을 받아 IOC 위원 자격이 복권됐다고 들었다. 한국의 경우는 아직 사법부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전쟁과 분단의 상징인 한국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 통일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싶다. 대한상공회의소 발표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유치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15조572억원, 부가가치는 6조6,987억원, 고용 증대 효과는 18만6,000명으로 예상된다. 강원도는 물론 대한민국이 누릴 경제적 이익이 크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로 어려움은 없나? 남북 공동 개최론에 대한 입장은?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때도 이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유치활동에 지장이 없었다. 그 동안 쌓은 노하우와 인맥을 통해 북핵 문제가 올림픽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널리 홍보하겠다. 남북 공동 개최는 올림픽 유치에 도움이 되지 않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협의해 남북한 단일팀 구성, 성화 공동봉송, 개ㆍ폐회식 공동 입장 등을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평창이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 한국은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7번째 국가가 된다. 게다가 국민의 지지도는 IOC의 평가 항목 가운데 최우선 조건일 정도로 중요하다. 1년 뒤 과테말라 하늘에 ‘평창’을 외치는 함성이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 드린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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