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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복제양 '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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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복제양 '돌리'

입력
2006.07.0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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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는 곤충 세계의 뛰어난 포식자다. 특히 암컷의 왕성한 식욕과 공격성은 동종의 수컷에 대해서도 억제되지 않는다. 그런 무서운 포식자와 교미하려면 수컷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 한다. 암컷 몰래 다가가 등에 딱 달라붙어야 하고, 교미가 끝나면 재빨리 달아나야 한다. 암컷에게 먼저 발각된 수컷은 십중팔구 죽음을 맞는다.

암컷은 수컷의 머리부터 덥석 깨물어 씹는다. 그렇게 머리가 으깨지면서도 수컷은 교미에 열중한다. 욕망의 허망함을 가르치는 듯하지만 실은 몸 마디마다 있는 신경절의 활동을 통제하던 뇌가 기능을 잃어 자율신경이 폭주하기 때문이다.

■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사마귀 수컷의 교미는 성(性)에 대한 유전자의 명령이 얼마나 강한지를 일깨운다. 생물학적 의미에서 성은 유전자를 후손에 전하는 것이고 그 본질은 핵이나 세포질의 교환ㆍ융합이다.

그런데 핵이나 세포질 교환ㆍ융합의 최대 효과가 '젊어지는 것'이란 점에서 성은 노쇠한 세포를 다시 젊어지게 하는, 유전자의 부활 메커니즘이다. 짚신벌레는 개체 자체가 젊어지고, 고등동물은 후손의 탄생을 통해 젊어진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유전자로서는 양쪽 다 자신을 담는 그릇을 헌 것에서 새 것으로 바꿀 수 있다.

■ 1996년 7월5일 영국 에딘버러의 로즐린연구소에서 복제양 '돌리'가 태어났다. 블랙페이스 종 양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핀 도셋 종 양의 젖샘 상피세포에서 떼어낸 핵을 여기에 이식하고 전기충격으로 융합시켰다.

이렇게 태어난 돌리는 전세계에 경탄과 충격을 안겼다. 각국의 연구자들은 '돌리'로 입증된 체세포 복제기술을 생쥐 소 붉은털원숭이 고양이 노새 말 개에 적용했다. 폭 넓은 이용 가능성이 각광을 받고, 지난 10년 동안 집중적 노력이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체세포 복제기술은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성공확률이 5%를 넘지 못한다.

■ 물론 '돌리'도 행복하지 못했다. 6년생 양의 유전자를 가진 '돌리'는 조기 노화현상을 보였고, 폐질환으로 2003년 안락사를 당했다. 조기 노화현상은 '생명 시계' 등의 이론적 추정은 무성했지만 정확히 규명되진 않았다.

분명한 것은 '돌리'는 생물학적 의미의 성과 무관하게 태어났다는 점이다. 전기충격에 의한 세포 융합으로 성의 겉 모습을 본 따긴 했지만 불완전한 흉내에 머문 셈이다. 그것이 교환ㆍ융합의 기본 목적인 '젊어지는 것'과 동떨어진 결과를 낳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 점에서도 체세포 복제 기술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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