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4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3일 기준 주식형 펀드의 설정잔액은 40조631억원을 기록, 2000년 주식형과 혼합형 펀드를 분리 집계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적립식 펀드 중심 간접투자 문화의 정착을 40조원 돌파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특히 40조원 돌파가 최근 주식시장이 한 달여 만에 260포인트나 급락하는 등 고전하는 와중에 이루어진 성과라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과거 펀드시장은 주식시장의 등락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았다. 1999년 ‘바이코리아’ 열풍 때는 주식시장이 정보기술(IT) 버블 열기로 급등하자 주식형ㆍ혼합형 펀드 잔액이 겨우 1년여 만에 10조원에서 70조원으로 60조원이나 불어났으나, 2000년 버블이 꺼지자 6개월 만에 20조원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올해 주식형 펀드 자금은 4월 주가가 사상최대치를 경신하자 환매가 늘면서 오히려 증가 속도가 둔화됐고, 5월 급락장에서는 다시 큰 폭으로 유입됐다. 주식형 40조원 시대를 이끈 주역은 주가 등락과 큰 상관 없이 꾸준히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여서, ‘바이코리아’ 열풍 때와는 ‘체질’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JP모건증권은 이날 “5월 적립식펀드 판매 잔액이 1조4,000억원 이상 늘었다”며 “이처럼 조정 장세에도 대규모 자금 유입이 지속된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적립식펀드의 ‘매입단가 인하 효과’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JP모건은 “이처럼 적립식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코스피지수가 1,200선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접투자 문화 확산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