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7ㆍ26 재ㆍ보궐선거에 내보낼 후보자를 구하지 못해 속이 시커멓게 타 고 있다.
서울 성북 을과 송파 갑, 경남 마산 갑, 경기 부천 소사 등 4군데 중 부천 소사에만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을 공천했을 뿐 서울 성북을과 송파갑 등엔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 이유는 물론 바닥을 치고 있는 당 지지율 때문이다. “이러다 여당이 후보도 못 내는 망신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3일까지 공천자를 확정하려 했지만 이를 5일로 미뤘다. 그러나 이마저도 더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공천심사위원장인 김부겸 의원은 4일 “김익권 전 마산시의회 의원과 김성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출사표를 던진 마산 갑은 여론조사와 현지실사 결과를 토대로 바로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성북 을과 송파 갑은 신청자가 없어 배짱 있는 인사 1~2명을 놓고 막판 설득 중”이라며 “정동영 전 의장이나 강금실 전 서울시장후보 같은 거물급 인사는 아니다”고 전했다.
우리당의 인물난을 상징하는 곳은 신계륜 전 의원이 관리해온 성북 을이다. 전통적으로 여당 지지세가 강하고 5ㆍ31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에서 유일하게 기초의원 당선자 수(5명)가 한나라당(4명)을 앞선 지역이다. 그러나 한때 출마설이 나돌던 정동영 전 의장이 “지금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기성찰을 할 때”라며 불출마를 재확인했고,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의 주역인 조순형 전 대표를 공천해 연합공천 가능성도 사라졌다. 신 전 의원측은 고건 전 총리측과 함께 범 여권 후보를 내는 방안도 구상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신 전 의원측은 “당과 조율 속에 청와대나 당료 출신의 젊은 후보를 섭외 중”이라고 말했다.
하물며 한나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송파 갑의 사정이 나을 리 없다. 이곳 역시 1~2명을 설득 중이라는 후문인데 재미언론인 출신의 안동일 전 개혁당 대변인과 천호선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이름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나오기도 한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정치적 상황과 여론의 흐름이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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