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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하얼빈市의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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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하얼빈市의 정성

입력
2006.07.0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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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의 한국주간을 계기로 안중근 의사가 찬란하게 부활했다. 하얼빈시 정부가 처음으로 안 의사 추모행사를 잇따라 펼쳐 한국인들에게 벅찬 감동을 주고 있다.

하얼빈시 정부의 추모 정성도 지극하다. 두위신(杜宇新) 시 당서기가 가장 좋은 돌로 유묵비를 세울 것을 지시해 수천 리 떨어진 푸젠(福建)성으로부터 돌이 공수됐다.

불과 몇 해전 까지만 해도 안 의사 추모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우리에게 대일 관계 등을 들면서 "중앙 정부와 상의하라"며 손사래를 쳤던 하얼빈시가 180도 바뀐 것이다.

변화는 지난해 첫 한국주간 행사를 준비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자본 유치를 고민하던 하얼빈시는 "한국인은 하얼빈 하면 안 의사를 떠올린다"는 한국인들의 충고를 들었고, 1년 동안 중앙 정부를 설득해 한국과 하얼빈의 정서를 묶는 이런 성과를 거두었다.

물론 현 수준의 추모는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다. 하얼빈시는 여전히 안 의사 전용 추모관 건립, 시내 안 의사 동상 건립은 주저한다. 또 항일 정신이 담기지 않은 글로 채워진 유묵비가 상징하듯 대일 관계 악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아직은 짙다.

하지만 하얼빈의 첫걸음을 평가 절하할 필요는 없다. 한국 투자 유치를 겨냥한 속보이는 성의로 보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중국인들이 우리를 이해하고 정성을 표시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또 우리가 더 나은 대우와 인정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할지 생각할 필요도 있다. 하얼빈시 변화는 위대한 선조들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이영섭 베이징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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