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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성이 그리는 장미빛 인생 '투명인간 최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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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성이 그리는 장미빛 인생 '투명인간 최장수'

입력
2006.07.0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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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복자로 태어나 할머니 밑에서 거칠게 자란 이 남자. 어렵게 얻은 어여쁜 아내를 위해 유도를 접고 경찰에 투신해 강력계 형사로 발탁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쌍둥이 남매의 둘째가 발달장애아란다. 공주처럼 자랐던 아내는 가난과 일에 쫓겨 가정에 소홀한 남편을 견디다 못해 이혼서류를 들이민다. 설상가상으로 알츠하이머 판정까지 받는다.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안고 회한 가득한 삶을 마감해야 하는 서른 셋의 이 남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5일 첫 방송하는 KBS2 수목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극본 박계옥, 연출 정해룡)의 스토리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혼전 임신과 반대를 무릅쓴 결혼, 그러나 이내 꿈도 사랑도 스러져버린 비루한 일상에다 불치병이란 자극제를 버무려낸 것이 신파 그 자체다.

하지만 ‘투명인가…’은 드라마에서 대개는 여자 몫이었던 불치병을 남자, 그것도 무능한 가장에게 안겨주고, 대개는 뻔뻔한 남편의 전유물이었던 이혼 요구의 칼자루를 여자, 그것도 가족 뒷바라지에 애면글면 애써온 아내 손에 쥐어주면서 ‘남편, 그리고 아버지의 재발견’을 시도한다. 지난해 중년층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최진실 주연의 ‘장밋빛 인생’의 남편 버전이라 할만하다.

삶의 끝자락에 이르러서야 아비 노릇, 남편 노릇 제대로 해보려고 몸부림치는 최장수 역은 영화 ‘친구’, 드라마 ‘장길산’ 등에서 선굵은 연기를 보여준 유오성이 맡았다. 아내 오소영 역에는 ‘애정의 조건’ ‘해신’ 등으로 최전성기 못잖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채시라가 발탁됐다.

눈물 깨나 쏟아야 할 이야기지만, 코믹 터치의 에피소드들을 곳곳에 배치해 마냥 무겁게만 그리지는 않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다. 정해룡 PD는 “불치병으로 인한 절망과 몸부림보다는 일 때문에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네 보통 아버지의 애환을 진솔하게 그리겠다”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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