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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완성차 산업별 노조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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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완성차 산업별 노조의 미래는

입력
2006.07.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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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기업단위 노조에서 산별 노조로 전환키로 했다. 앞으로 금속노조 산하의 현대차 지회는 사용자의 산별 교섭단 구성을 압박해 갈 것이고 하도급ㆍ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및 고용불안정 해소방안 마련, 산별 최저임금 인상 등을 교섭의제로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2003년에 부결되었던 현대차 노조의 산별 가입이 이번에 가능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 毒시나리오와 福시나리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코앞에 다가온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허용과 사용자에 의한 전임자 임금지급금지로 말미암아 산별 노조로 전환하지 않고는 복수노조의 난립을 막기 어려우며, 전임자 임금지급을 위한 재정마련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들 수 있다. 또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로 인한 노노 갈등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점도 산별 노조 전환을 부추겼을 것으로 판단된다.

완성차 노조의 산별 노조 가입으로 인해 향후 전개될 노사관계의 변화는 크게 독(毒) 시나리오와 복(福) 시나리오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전자는 기업단위 완성차 노조가 과거와 같이 교섭력을 유지하고 중앙단위 노조는 '무늬만 산별 노조'로 가는 경우이다. 이 경우 중앙과 기업(지회)단위의 이중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며 중앙-지부-지회의 삼중교섭이 이루어져 일년 내내 교섭할 수도 있다.

독 시나리오는 갈 길 바쁜 완성차의 수출경쟁력을 잃게 하여 완성차 기업들은 탈 한국에 박차를 가하고 노조는 이의 저지에 나서 노사관계 갈등이 증폭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리더쉽이 취약한 중앙단위 산별 노조가 임금을 과도한 수준으로 인상하다 보면 지회 단위의 일부 영세사업장은 도산하게 되고 양보교섭을 하다 보면 '산별 노조 무용론'이 제기되는 딜레마에 빠져 노사관계는 급속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반면 복 시나리오에서는 완성차-부품제조-하도급부품제조의 수직적 관계에서 하도급단계가 낮아질수록 임금이 급속도로 낮아지는 고리를 끊고 완성차의 양보교섭과 하도급기업의 임금인상으로 임금의 불평등도를 해소해 간다는 것이다. 또한 파업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파업만능주의가 합리적 혹은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로의 대체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이다.

현재와 같은 노사관계가 지속되고 노사주체의 행동방식에 개혁이 없다면 독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동운동의 대전환이 불가피하다. 그간의 파업으로 노사관계 현안을 풀려는 자세에서 대규모 조합원을 거느린 책임 있는 주체로서 리더쉽을 발휘해 가야 한다. 또한 과거 기업별 단위의 교섭은 명실상부한 지회 교섭으로 거듭나야 하며 중앙단위의 규율에 따라야만 한다.

중앙단위 금속노조는 근로조건이 이질적인 사업장까지 과도하게 산별 노조를 확대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며, 완성차-부품-비부품의 업종별 교섭 등 집단별 특성에 맞게 교섭을 하거나 임금과 비임금 사항으로 누어 유연교섭을 진행하여 사용자의 불신을 해소해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용자가 산별 교섭의 병폐로 지적하고 있는 삼중교섭문제도 해소해 나가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 노사의 행동방식을 개혁해야

반대로 사용자는 교섭구조 변화에 따른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간 금속, 보건의료, 금융 등의 산별 교섭 과정을 보면 사용자가 전문성이 미흡하여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전문성이 떨어지면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무조건적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기 쉽다. 기업별-소산별-업종별 교섭 등 다양한 교섭방식에 대하여 전문성을 확보하고 일관된 전략청사진을 수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사모두 지부단위의 노사협의 기능을 확대해야만 한다. 사업장단위 협의기능 없는 산별 노조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적대적 노사관계를 고착화시킬 것이다. 책임을 다하는 노사주체의 노력 없이는 향후 10년간 우리의 노사관계는 후퇴할 수도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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