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정책에 대해 완화된 입장을 표명하자, 국내 증시도 하루 만에 3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1,295.15까지 올랐다. 그러나 7월의 첫 거래일이 시작되자마자 코스피지수는 장중 내내 보합권에서 등락하며 끝까지 1,300선을 뚫지 못했다.
두 달 동안의 급락장에서 목을 빼고 기다려 온 FOMC의 발표가 고작 하루치 재료에 불과했던 것일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증권사들은 “안도 랠리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말라”면서 “1,300선 저항 돌파는 쉬운 일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1,300 지수대에 ‘물린’ 투자자들의 대기 매물이 많고, 7월 중 기업들의 부진한 2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원은 3일 “단기 차익실현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추가 반등세가 진행되더라도 1,300선 초반에서 쉽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지수가 1,000포인트 위에서 유지되던 최근 1년간 장세에서, 1,300~1,350대에 서 최대의 잠재 매물(21% 이상)이 집중돼 있어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하반기 세계 경기의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높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발표와 함께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됐으나, 앞으로 시장은 글로벌 경기의 둔화 여부에 따라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은 기간 조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굿모닝신한증권도 “7월에는 미국 경제의 경착륙 논란이 일 것”이라면서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3월 말 정점을 기록한 뒤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소비자 기대 심리지표의 하락세와 부진한 고용지표 등이 맞물린 가운데 8월 금리가 5.5%에 도달한다면 미국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해질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발생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치 앞으로 다가 온 어닝 시즌도 증시에는 불안 요소다. 시장에서는 이미 2분기 실적 부진은 반영돼 있다는 분위기이지만, 미국 및 국내 경기 둔화로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경우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 이익 전망치마저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부증권은 “2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3분기 이후에도 경기 둔화로 기업 실적 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순히 낙폭이 컸던 주식보다는 2분기와 3분기에 연속적으로 실적이 호전될 수 있는 종목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이 같은 우려가 지나치다며 7월 장세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화증권 정영훈 기업분석팀장은 “미국 긴축정책의 목적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선행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인데, 원인 변수라 할 수 있는 국제원자재 가격들이 5월에 고점을 형성한 이후 하향 안정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미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또 “2분기 실적 자체는 실망스러운 수준일 수 있으나 시장 기대치가 충분히 낮아진 상태이고,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3분기 이후의 실적의 개선 방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7월 증시는 긴축쇼크에 의한 극단적인 심리적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 투자의 균형감각을 되찾는 추세복귀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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