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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바람 맞았다'… 데뷔 첫 2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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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바람 맞았다'… 데뷔 첫 2군행

입력
2006.07.0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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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한국프로야구의 ‘아이콘’ 이종범(36ㆍKIA)이 3일 2군으로 강등됐다. 93년 KIA 전신 해태에서 데뷔한 이종범의 2군행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범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98~2001년) 시절 2군으로 내려간 적은 있었지만 국내에선 단 한번도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이종범은 첫 2군행으로 자존심은 물론, 금전적으로도 큰 손해를 입게 됐다. 삼성 심정수(31ㆍ7억5,000만원)에 이어 올 연봉 랭킹 2위에 오른 이종범(5억원)은 3일부터 가만히 앉아 하루에 83만3,000원씩 까먹게 된 것.

야구규약에 따르면 연봉 2억원 이상의 1군 등록 선수는 등록이 말소됐을 경우 하루에 연봉의 600분의 1이 깎인다. 따라서 이종범은 단 하루만 2군에 있어도 83만3,000만원이 삭감된다.

1군에서 제외될 경우 10일이 지나야 재등록이 가능한 만큼 이종범은 오는 12일까지 최소한 833만원이 삭감된다. 만일 2군행이 한달 동안 지속된다면 삭감액은 무려 2,499만원에 이른다. 이는 신인의 연봉(2,000만원)을 넘어 어지간한 샐러리맨의 연봉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지난해 LG 진필중(34)은 이 규정을 적용받아 연봉 4억원 가운데 무려 5,727만원(66만6,000원X86일)이 잘려나갈 위기를 맞았다. 진필중은 지난해 6월2~7월8일, 7월10~9월28일 등 총 86일 동안 2군에 머물렀다. 그러나 LG 구단은 선수 사기를 고려해서 연봉 삭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최대 60억원의 초대박을 터뜨린 심정수는 올 시즌 왼 어깨와 오른 무릎 부상으로 줄곧 개점휴업이다. 그러나 부상에 의한 2군행은 예외조항이 적용돼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프로야구에서는 이종범과 같은 2억원 이상의 고액 선수에 대한 삭감규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5,000만원 이하의 ‘저액선수’에 대한 사기 진작책도 있다. 5,000만원 이하 선수가 1군에 등록할 때 하루에 연봉 차액의 300분의 1을 추가로 지급, 분발을 자극하고 있다.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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