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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표 후보 첫 토론회

입력
2006.07.0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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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7ㆍ11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경선 후보들이 3일 첫 토론회를 가졌다.

MBC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 8명의 후보들은 카메라를 의식한 웃음 띤 표정과 달리 토론 내내 서로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토론장에는 시종 긴장감이 감돌았다.

먼저 사학법 재개정이 쟁점이 됐다. 유일한 여성인 전여옥 후보는 이재오 후보를 향해 “사학법 재개정 단 하나를 내걸고 원내대표가 됐는데 실패했다”며 “그러고도 어떻게 대표가 되겠다고 나서냐”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이에 이재오 후보는 “6월 임시국회에서 재개정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는 받아냈다”고 해명했다.

후보간 전력시비도 치열했다. 이방호 후보는 강창희 후보에게 “5공 당시 권력의 핵심에 있었고 많은 벼슬을 했다”며 “5공 주요 인물이 당대표를 맡는 것이 적절하냐”고 따졌다. 강 후보를 지목하긴 했지만 은근히 강재섭 후보를 겨눈 것이다.

이에 강창희 후보는 “나는 민정계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무수한 검증을 거친 깨끗한 인물”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힘을 모아 정권을 창출해야 할 시점”이라고 맞받았다.

강재섭 후보는 “과거 민정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다”는 권영세 후보의 지적에 “민정계니까 수구라는 규정은 틀린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강재섭 후보는 “누가 속도감 있게 한나라당을 이끌어갈 수 있느냐가 요체”라며 “나는 미래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호난타전이 이어지자 이규택 후보는 “한쪽은 민정계라고 하고, 다른 쪽은 민중계라고 하면서 서로 비난해서야 되겠느냐”며 양강(兩强)구도를 형성한 강ㆍ 이 후보 모두를 싸잡아 비틀었다.

이어 권 후보는 이재오 후보에게 “과거 박근혜 대표를 향해 ‘독재자의 딸이 당대표가 되면 당은 망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박 대표님은 곧 한나라당’이라고 말을 바꿨다”며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이 후보는 그러나 “당시 신문기자가 다른 말을 쏙 빼고 그것만 부각해서 썼다”며 “나는 사람을 얼마나 애국심을 갖고 있느냐를 가지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방호 후보는 미래모임 단일 후보인 권 후보를 향해 “소장파 의원들은 당내 문제에만 관심을 가질 뿐 대정부 투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권 후보도 “나는 오일게이트와 도청사건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작년 한해 대여공격을 혼자서 주도하다시피 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토론 내내 티격태격하면서도 후보들은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현 정권 하에선 안된다”고 일제히 쐐기를 박았다. ‘충청ㆍ호남 껴안기’ ‘범우파연합’을 놓고선 찬성론이 우세했지만 권 후보는 ‘선 자강 후 연합론’으로, 이규택 후보는 “또 다른 편가르기”라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대선 후보 경선 시기를 놓고선 대선 6개월 전에 뽑는 현행방식 고수가 많았으나 정형근ㆍ이방호 후보는 “3개월 전으로 바꾸자”고 다른 의견을 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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