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백’ ‘빌빌세대’ ‘선거고시’…
취업포털 커리어는 3일 올 상반기에도 계속된 취업난과 달라진 직장환경을 반영한 다양한 신조어ㆍ유행어들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우선 취업난을 반영한 신조어들이 눈에 띈다. ‘20대의 90%가 백수’라는 뜻의 ‘이구백’, 10대들도 장차 백수가 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의 ‘십장생’ 등이 대표적이다. 취업을 위해 지방에서 상경해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는 구직자를 가리키는 ‘나홀로 서울족(인 서울족)’, 취직하지 못한 신세를 자조하는 ‘빌빌세대’ 등도 같은 부류다.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 시험에 대한 높은 인기를 반영해 대학가를 ‘공시촌’ 에 비유하고 장기간 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일컫는 ‘공시 낭인’ ‘공시 폐인’ 등도 신종 유행어로 떠올랐다.
바뀐 채용환경을 반영하는 신조어들도 등장했다. 채용전형에서 학벌, 학점보다는 실무경험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자격증, 인턴십, 아르바이트, 공모전, 봉사활동 등이 취업에 필수라는 의미로 ‘취업 5종 세트’라는 말이 유행했다. 또 공모전 수상 기록이 입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공모전만 집중 공략하는 구직자들을 비꼰 ‘공모병’이란 말도 회자됐다.
변화된 직장환경을 반영하는 조어들도 쏟아졌다. 인터넷 메신저 사용의 보편화를 빗댄 ‘조용한 사무실’, 다면평가의 활성화를 반영한 ‘직장 내신성적’, 회사 내에 피트니스 센터와 야외 족욕탕 등을 갖추고 있어 집처럼 편안한 회사라는 뜻을 지닌 ‘홈퍼니(홈+ 컴퍼니)’ 등의 단어들도 눈길을 끌었다.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주중 과다한 업무량에 시달리던 직장인들이 주말이면 잘못된 자세로 누워지내다가 월요일 출근하면 생기는 통증을 지칭하는 ‘척추 월요병’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이밖에 올해 유급제 도입으로 보수가 크게 오른 지방의원의 인기를 반영한 신조어인 ‘선거고시’ ‘직업 의원님’이라는 말도 유행했다. 한편 중년주부들 사이에서는 ‘통장고시’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자녀학자금보조, 월평균 수령액 인상 등으로 통장직에 대해 위상이 달라짐에 따라 통장선발시 서류심사와 면접, 필기시험을 치르는 등 전형이 까다로워진 것을 반영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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