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의 천적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아르헨티나와 우크라이나를 각각 꺾고 지옥의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은 ‘전차군단’ 독일과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결승행 티켓을 놓고 5일 오전4시(한국시간) 물러설 수 없는 ‘도르트문트 대혈투’를 벌인다.
▦독일“도르트문트는 약속의 땅”, 도박사 우승확률 1위
8강까지 11골을 터뜨린 막강 화력. 물 샐 틈 없는 포백수비에 열화와 같은 홈 팬들의 응원. 독일의 우승을 점치는 이유다. 그 중심에는 현재 5골로 득점선두를 달리는 미로슬라프 클로제(28ㆍ베르더 브레멘)와 신예 루카스 포돌스키(21ㆍFC 쾰른), 골키퍼 옌스 레만(37ㆍ아스널)이 있다. 각각 골든슈(득점왕), 최우수신인상, 야신상 수상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이들이 신구 및 공수의 완벽한 팀 조화를 꾀하며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FIFA컵을 들어 올리겠다며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다.
4회 우승의 꿈이 현실화하는 필요충분 조건도 갖췄다. 4강전이 펼쳐질 도르트문트가 바로 ‘약속의 땅, 불패의 땅’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독일은 1935년 5월 아일랜드전 3-1 승리 이후 71년간 14차례의 국제경기에서 단 한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도르트문트는 지난달 15일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독일에게 1-0 승리와 함께 16강 선물까지 안겨준 곳.
우승확률 분석도 독일을 미소짓게 한다. 최근 영국 베팅업체인 ‘스카이벳’은 독일의 우승확률을 1.5:1로, 프랑스(2.25:1) 이탈리아(2.75:1) 포르투갈(4.5:1)보다 높은 1위로 꼽았다.
▦이탈리아 양 토인 ‘토티&토니’ 위력, 상대전적도 우위
이탈리아에게는 ‘양 토’가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와의 8강전에서 2골을 넣은 루카 토니(29ㆍ피오렌티나)와 화려한 개인기의 프란체스코 토티(30ㆍAS 로마)가 그 주인공이다. 안드레아 바르찰리(25ㆍ팔레르모)를 중심으로 하는 빗장수비(카테나치오)도 눈부시다. 8강까지 5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허용했을 뿐이다. ‘철벽 수문장’인 잔루이지 부폰(28ㆍ유벤투스)의 존재도 상대 공격수들에게는 부담이다.
역대 전적에서 5승5무3패로 앞서는 점도 이탈리아를 한결 여유롭게 한다. 특히 월드컵무대에서 유독 독일에게 강한 이탈리아는 82년 스페인월드컵 결승에서 당시 서독을 3-1로 꺾는 등 2승2무를 기록하고 있다. 월드컵에서 독일 에게 단 한 경기도 지지 않았다.
최근 전적도 지난 3월 피렌체에서 가진 평가전에서 토니-알베르토 질라르 디노(24ㆍAC 밀란)-다니엘레 데로시(23ㆍAS 로마)-알레산드로 델피에로(32ㆍ유벤투스)로 이어지는 골 폭풍을 몰아쳐 독일에게 치욕적인 4-1 패배를 안겼다. 82년 스페인월드컵 이후 24년 만의 감격적인 4회 우승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월드컵 16회 출전, 3회 우승’을 일군 닮은 꼴 두 나라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축구전쟁. 그 결과를 5일 65억 지구촌이 숨죽이며 지켜 볼 것이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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