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업종교류연합회 홍성열 회장은 3일 "실력과 기술을 갖추고도 브랜드 인지도가 없어 망하는 중소기업들이 많다"며 "내실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하나의 공동 브랜드로 뭉치면 해외시장 개척 등의 기업활동에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2년간의 노력 끝에 첫 공동 브랜드 '색동돼지'를 시장에 내놓았다. 지난달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2006 서울어울오름 기업 한마당'에서 첫선을 보인 색동돼지는 마리오(패션 니트) 쌈지(지갑ㆍ벨트) 오리엔트(시계) 한성식품(김치) 등 각기 다른 분야의 10여개 중소기업의 다양한 제품들로 이뤄졌다.
각 제품들은 색동돼지라는 브랜드에 맞춰 컬러나 제품 포장에 변화를 줘 공동브랜드 효과를 살렸다. 한성식품의 색동돼지 김치를 예로 들면 백김치, 단무지김치 등 색동을 연상시키는 색깔의 김치를 한 세트로 담아 판매하는 식이다.
홍 회장은 "다양한 색깔이 어우러져 화합을 상징하는 '색동'과 다산과 부를 상징하는 '돼지'를 합쳐 브랜드 명칭을 만들었다"며 "중소기업들이 서로 상생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게 색동돼지 사업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서로 어울려 상생한다는 뜻을 지닌 어울오름 행사는 색동돼지와 같은 공동브랜드 제품을 전시함과 동시에 업체들끼리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개최했다"며 "국내 중소기업들이 협력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350여 우수 중소업체들이 참여해 700여종의 제품을 출품했다.
홍 회장이 공동브랜드 사업을 구상하게 된 것은 중소 의류업체들의 영세함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됐다. '까르뜨 니트'로 잘 알려진 패션유통 전문기업 ㈜마리오 대표인 그는 2004년 중소 의류업체들이 위층 공장에서 생산하고 아래층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아울렛 '마리오2'를 서울 구로동에 만들었다.
그는 "80년 마리오상사를 창립했을 때 직접 옷을 꿰매고 재단했기 때문에 의류업계의 영세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마리오2에 입점하는 중소 의류업체들의 임대료는 변두리 공장 수준으로만 받는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색동돼지에 참여한 업체 대표들이 4일 다시 모여 공동브랜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라면서 "공동매장이나 공동 제품개발, 공동 해외진출의 길을 찾아낼 것"고 강조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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