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프랜차이즈 회사 썬미트 김태진(38) 사장은 나이와 달리 산전수전을 두루 겪었다. 그래서인지 얼굴에는 절망 속에서 성공을 일궈낸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그는 20대 초반인 1990년 육류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서울 독산동에서 정육점을 하던 부모님을 도우면서 좋은 고기를 골라내는 안목을 키워온 터라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육류 수요가 줄면서 사업도 접어야 했다. 그리고 나락의 생활을 맛보았다.
“세상을 많이 원망했지만, 되돌아보니 전문성이 많이 떨어졌다는 걸 깨달았다”는 그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육류 유통사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곧바로 2000년 능률협회 주최 프랜차이즈 최고경영자(CEO) 과정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 사업 감각을 다시 익혔고, 자신감도 얻었다.
2001년 돼지고기 유통업에 복귀한 그는 이듬해 3월 썬미트를 차리고 돈데이 식품개발연구소를 설립, 메뉴개발에 나섰다. 그는 2004년 11월 한국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인 삼겹살 프랜차이즈 전문점을 탄생시켰다. 고려대 앞에 돈데이 안암점 1호를 연 것이다. 1인분에 3,500원이라는 파격가지만 내로라는 삼겹살집의 맛에 뒤지지 않아 입소문이 퍼졌다.
고기 가격에 포함되는 밑반찬을 대폭 줄이는 한편 된장찌개, 계란찜, 잔치국수 등 보조메뉴의 가격을 비교적 싼 값에 내놓았다. 본사에서 5일만 교육 받으면 누구나 쉽게 매장을 차릴 수 있을 만큼 메뉴공급은 물론 사후관리도 철저하다.
사업은 대박이었다. 6개월이 지난 2005년 5월 돈데이 100호점이 문을 열었고, 현재 230여개의 돈데이 가맹점이 성업중이다. 본사 매출만 160억원에 달하고, 가맹점 전체 매출도 750억원 가량으로 중견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외식업체가 생겨나고 있지만 성공 사례는 많지 않은 현실에 대해 김 사장은 “외식업은 자기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며 “장사가 조금 잘 된다고 서비스를 부실하게 제공하면 고객은 곧장 등을 돌린다는 사실만 명심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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