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산이나 바다로 떠나는 여행은 즐겁기만 하지만 피서 차량으로 꽉 막힌 장거리를 차를 몰고 가는 건 부담스럽다. 이럴 때는 피서지까지 비행기나 열차 등 대중교통을 이동한 뒤 현지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름철 렌터카 알뜰 이용법과 유의사항을 점검한다.
항공사, 콘도미니엄, 렌터카 업체들은 7월14일부터 8월20일을 ‘여름 성수기’로 분류한다. 손님이 많이 몰리는 이 시기에는 요금이 평소보다 올라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ㆍ부산ㆍ속초 등의 성수기 렌터카 요금은 지난해보다 하루 1만원 정도 상승했다.
개인 정보 노출을 꺼리지만 않는다면 렌터카 업체의 인터넷 회원에 가입하는 게 좋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일반 고객보다 30~35% 정도 가격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제주도에서 중형 승용차(쏘나타2.0)를 빌릴 경우의 하루 요금은 10만원 안팎이고, 부산ㆍ속초는 7만원 정도다.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를 이용해도 렌터카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 카드를 갖고 있으면 제주도에서 제주렌터카ㆍ에이비스렌터카의 차를 일반 요금보다 30~40% 싸게 빌릴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린렌터카를 이용하면 30% 정도 저렴하다.
렌터카를 이용할 때 가장 곤란한 것은 고장이나 사고다. 고장이나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보상 받으려면 차를 빌릴 때 신원을 제대로 밝히고,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차량보험에 추가로 가입하는 게 좋다.
국내에서 렌터카를 운전하려면 만 21세 이상이고, 운전경력은 통상 1년은 넘어야 한다. 나이를 허위로 알리면 사고가 났을 때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렌터카를 빌릴 때 운전자로 등록하지 않은 사람은 차를 몰 수 없다. 렌터카는 종합보험(대인ㆍ대물ㆍ자손)에 가입돼 있으나, 차량보험(자차보험)에는 가입돼 있지 않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차량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운전자 잘못으로 손해가 발생했을 때는 사고차량의 수리비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또 수리로 인해 렌터카 회사가 사고 차량을 운행할 수 없을 때에는 휴차로 인한 손해까지 물어줘야 한다.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사고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차 값까지 물어줘야 한다.
고장에 따른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차를 넘겨 받을 때 기본사항을 점검해야 한다. 각종 오일, 냉각수, 배터리, 타이어의 마모상태를 살피는 것은 기본이다. 전조등 브레이크등 방향지시등 안개등도 확인한다. 여름철에는 비가 자주 내리므로, 윈도 와이퍼도 점검한다. 성능이 미심쩍거나 차량 외관에 흠집이 있을 경우 렌터카 직원에게 알리고 계약서에 표시해 놓아야 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친 뒤 운전자의 고의나 과실이 아닌 고장으로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대체 렌터카를 제공받으며, 요금의 일부를 돌려 받을 수 있다. 임차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발생할 경우에는 당연히 렌터카의 인수 및 수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렌터카 예약을 한 뒤 사용 개시일 24시간 전에 취소하면 예약금을 전액 돌려 받을 수 있다.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따르면 렌터카 대여 전 소비자 사정에 의한 예약 취소의 경우 ‘사용 개시일’로부터 24시간 이전에 취소를 통보하면 예약금 전액을, 24시간 이내에 취소할 경우는 예약금에서 대여 예정요금의 10%를 공제한 금액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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