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벌이 月소득 378만원
지난해 우리나라 맞벌이 가구는 월 평균 약 378만원을 벌어 비(非)맞벌이 가구보다 수입이 1.38배 많았으며 쓰고 남아 저축 등을 할 수 있는 흑자액은 비맞벌이 가구의 3배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7,500가구를 표본으로 하는 가계수지 조사 대상 전국 가구중 지난해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77만9,700원으로 비맞벌이 가구보다 105만300원(38.5%)이 많았다. 이에 따라 맞벌이와 비맞벌이 가구의 소득 격차는 2004년보다 10만4,800원이 더 벌어졌다.
씀씀이 측면에선 맞벌이 가구는 278만9,700원을 지출, 비맞벌이보다 39만5,300원을 더 썼다. 특히 외식비로 32만3,000원을 지출, 비맞벌이보다 39.5% 더 썼고, 교육비도 29만5,900원으로 35.6% 많았다. 그러나 수입 자체가 많아 흑자액이 99만원으로 비맞벌이(33만5,000원)의 2.96배에 달했다.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50.1%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절반 수준을 넘어섰지만 아직도 여성인력은 ‘풀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대졸자 경제활동참가율은 남성이 89.4%인데 비해 여성은 63.1%에 불과하다.
■ 초등교 女교사 71%, 교장은 9%
지난해 외무고시 합격자 2명중 1명(52.6), 사법시험 합격자 3명중 1명(32.3%)이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고시에서도 44%가 여성합격자였다. 여성의 정치참여도 크게 늘어 2002년 지방선거에서 3.2%에 불과했던 지방의회 여성의원수는 금년 선거에선 14.5%로 급신장했다. 일반직장에서도 여성의 전문직 및 관리직 비율은 1990년 7.7%에서 2000년엔 14.1%, 작년엔 17.5%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여성에 대한 사회적 그늘은 여전히 길고 짙다. 전체 초등학교 교사의 71%가 여성이지만 여성교장은 8.7%, 교감은 14.6%에 불과하다.
또 여성의 일하는 시간은 남성과 비슷하지만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0% 정도에 불과했다. 채용형태도 남성은 정규직 위주인데 비해, 여성은 비정규직이 대부분이었다. ‘우먼 파워’가 맹위를 떨치고는 있지만 지위와 보수, 사회적 대우는 여전히 남성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일을 하더라도 채용형태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남성의 경우 안정적인 상용근로자가 38.1%를 차지하는 반면 여성은 25.6%에 그쳤다. 반면 불안정한 임시직은 여성이 30.2%, 남성 16.4%, 일용직은 여성 11.3%, 남성 8.5%로 여성일수록 비정규직 형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월급없이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회사에서 일해주는 무급가족종사자도 여성은 14%로 남성(1.3%)보다 월등히 높았다.
10인 이상 사업체에서 여성의 근로시간은 남성의 96.7%로 일하는 시간에선 남녀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임금은 남성의 62.6%에 불과했다. 그나마 2001년(64.3%) 이후 남성 대비 여성의 임금수준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또 여성은 이직률도 남성보다 30% 이상 높았다. 비정규직이 많다보니 비슷하게 일해도 월급은 턱없이 적게 받고, 고용보장이 되지 못해 직장도 자주 옮겨야 하는 것이 여성들의 현실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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