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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되살아난 8년전 악몽 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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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되살아난 8년전 악몽 또 울었다

입력
2006.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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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분명히 어디서 봤던 장면들인데….”

월드컵의 역사는 반복된다. 아무리 “징크스는 없다”고 자기 최면을 걸어도 선수들의 근육은 패배의 쓰라린 기억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 2일(한국시간) 벌어진 8강전에서 브라질과 잉글랜드가 각각 프랑스와 포르투갈에 일격을 당해 나란히 무릎을 꿇었다. 두 팀 모두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8년 전의 악몽을 되풀이 했다.

퇴장과 승부차기에 질렸다-잉글랜드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 16강전. 아르헨티나와 맞닥뜨린 잉글랜드는 2-2로 팽팽하던 후반 2분 위기를 맞았다. 데이비드 베컴이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더 시메오네를 걷어차 퇴장 당한 것. 잉글랜드는 연장전까지 잘 버텼지만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해 짐을 싸고 말았다.

그 뒤로 8년. 포르투갈과 8강전에서 맞붙은 잉글랜드는 또 징크스에 몸서리쳐야 했다. 후반 17분 웨인 루니가 포르투갈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에게 반칙을 해 퇴장 당할 때부터 모든 게 불길해졌다. 이번에도 수적 열세를 딛고 연장전까지 0-0으로 버텼지만 승부차기가 문제였다.

프랭크 램퍼드, 스티븐 제라드, 제이미 캐러거의 킥이 포르투갈 골키퍼 히카르두에게 막혀 승부차기에서 1-3으로 무릎을 꿇은 것.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준결승에서도 독일에 승부차기로 패한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치른 3차례의 승부차기에서 전패했다.

뿐만 아니다. 잉글랜드를 8강전에서 탈락시킨 포르투갈의 스콜라리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에선 브라질을 이끌고 잉글랜드를 침몰 시킨 바 있다. 유로 2004에서의 악연까지 거론하면 섬뜩해질 정도다. 당시에도 스콜라리 감독이 이끄는 포르투갈과 8강전에서 격돌한 잉글랜드는 무릎을 꿇었다. 그것도 5-6의 승부차기 패였다.

‘예술’에 질렸다-브라질

브라질도 8년 전과 판박이다.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이 프랑스와 맞붙는다. ▲브라질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는 온갖 구설수에 시달린다. ▲그래도 브라질이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브라질은 1골도 넣지 못하고 무릎을 꿇는다.

98년 7월13일 벌어진 프랑스월드컵 브라질과 프랑스의 결승전.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브라질은 지단(프랑스)에게 두 골을 허용하는 등 예상을 깨고, 0-3의 완패를 당한다. 당시 브라질의 호나우두는 킥오프 3시간 전 발작을 일으키는 등 진통제 과다 복용설에 휘말렸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후 8년 뒤.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11연승의 ‘무적 행진’을 이어가던 브라질은 또 프랑스와 만났다. 이번엔 프랑스가 ‘늙은 수탉’이라 불릴 정도로 약했다. 하지만 후반 12분 지단의 프리킥을 앙리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시켜 골네트를 가르자 브라질의 악몽은 재현됐다. 이번에도 ‘비만 논쟁’에 시달린 호나우두는 프랑스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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