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역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재 공급이다. 기업은 “쓸 만한 전문인력을 달라”고 아수성이지만 전문대는 이런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체와 대학이 연계한 공동 교육과정이 없는 탓이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일 신성대(충남 당진군)와 현대제철㈜이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키로 최근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문대와 기업체가 교육과정을 함께 진행하기로 약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공동 교육과정 운영 학과는 신성대가 2007학년도부터 개설하는 제철산업과다. 80명 정원의 제철산업과는 현대제철이 직접 참여해 교육ㆍ교과과정을 만든다. 취업하자마자 활용할 수 있는 전문기술을 전문대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절박한 이유에서다. 현대제철은 이를 위해 산학협력추진 태스크포스팀을 별도로 만들어 커리큘럼 연구를 하고 있다. 재학생들에게는 별도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신성대 제철산업과장 김재근 교수는 “실습 위주의 프로그램이 중심이 되겠지만 이론 교육도 가미한 촘촘한 커리큐럼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과정을 마친 제철산업과 졸업생들은 100% 현대제철의 당진ㆍ인천ㆍ포항공장에 입사한다. 배운 지식과 기술을 현장에 고스란히 돌려주는 것이다. 물론 일정 수준의 학점 취득이 전제 조건이다.
신성대와 현대제철의 공동 교육과정 운영 협약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교육청도 도우미로 나섰다. 당진군은 교육환경 조성자금으로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1,000만원을 내놓기로 했고, 충남도교육청도 올해부터 2008년까지 3년간 매년 2,500만원씩의 협약학과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산ㆍ학ㆍ관이 함께 뛰어든 셈이다.
교육계에서는 앞으로 전문대와 기업체 간 협약학과 신설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지역산업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을 하는 전문대는 살아 남기 힘든 시대가 오고 있다”며 “공동 교육과정 운영 뿐 아니라 주문식 교육 등 커리큘럼을 특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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