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도움이 안 되는 사이’로 알려졌던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과 티에리 앙리(아스널)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거함 브라질을 침몰시켰다.
‘아트 사커’의 중원지휘관 지단은 2일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후반 12분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반대편에서 문전 쇄도하던 앙리는 멋진 오른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해 천금의 결승골을 합작해냈다.
앙리와 지단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 그러나 유독 대표팀 내에서는 궁합이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브라질전 결승골은 두 사람이 A매치 60경기 만에 처음으로 합작한 골이니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하다. 특히 지단과 앙리는 대회 초반 팀내 주도권 다툼으로 알력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브라질 전에서의 환상적인 결승골 합작으로 불협화음에 관한 모든 소문을 훌훌 털어버렸다. 앙리는 자신의 슛이 브라질의 골 네트를 가르는 것을 확인한 뒤, 멋진 패스로 자신의 득점을 도운 지단에게 달려가 얼싸안고 기쁨을 함께 나눴다. 두 사람의 갈등이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둘 중 한 명만 해도 상대방이 감당하기가 어려운데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기 시작했다. 프랑스가 우승 후보로 급부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