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전문가의 추천이나 베스트셀러 목록을 뒤적인 끝에 야심차게(?) 들이미는 책들. 아이들은 얼마나 좋아할까? 기대와 달리 시큰둥한 반응을 접할 때가 많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내 아이가 열광하리란 보장도 없고, 엄마의 욕심이 더 큰 이유도 있겠다. 책 읽기의 재미를 효용으로만 재는 탓에 헛다리를 짚는 건 아닌가 말이다.
아무리 외면당해도 포기하지 않고 친구를 찾아 다니는 강아지, 빼뺑이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좀 우스꽝스런 이름을 가진 이 강아지의 친구 찾기는 아주 단순하다. “나하고 놀래?”하고 묻고, 싫다고 하면 또 다른 친구를 찾는 것이다. 굳이 의미를 캐자면 ‘거절이 두려워 친구 사귀기를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용기를 준다’쯤 되겠다.
그런 의미가 중요하다면 이 책은 허술하다. 턱 간질이기 놀이를 하던 중 달마시안과 싸우고, 사촌에게서 옮아온 벼룩을 다시 옮겨주는 등 빼뺑이의 친구 사귀기가 엉뚱한 까닭이다. 고양이와 친구가 되기로 했지만 함께 할 놀이가 없다는 어이없는 결과에도 즐거워하는 강아지라니.
하지만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이들 눈에 가득 담길 빼뺑이의 장난스러운 몸짓과 한바탕 뛰놀다 온 듯한 유쾌함. 그냥 단순한 재미.
책을 통해 친구와 사이 좋게 지내고 양치질을 잘하는 법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하는 건 즐거운 책 읽기가 아닐까.
박선영 기자 philo9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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