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을 줄이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닙니까.”
1일 경유 값이 ℓ당 평균 52원 올라 1,300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7월 ℓ당 63원 오른 것에 이어 인상폭이 2번째로 크다. 운송업자, 영세사업자 등 생계를 위해 경유를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미리 예고된 정부정책이라 어쩔 수 없지만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울상을 짓고 있다.
화물운송업계의 경우 현재 서울~부산 기준 12톤 트럭의 편도운임은 40만~42만원선. 이 중 450ℓ 정도 소요되는 기름값으로 27만원이 든다. ℓ당 50원이 오르면 1회 편도에 2만2,500원, 한 달 평균 15회 왕복한다고 했을 때 67만5,000원을 손해보는 셈이다. 박정상 화물연대 선전부장은 “운임은 제자리 걸음인데 3년 전만 해도 ℓ당 700원대이던 경유는 거의 2배 가까이 올라 이제는 한계상황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전세버스 업계의 속앓이는 더 심하다. 물류ㆍ수송업이 아닌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있어 유가보조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 A업체 박모(56) 대표는 “계속된 경유 값 인상으로 대다수 업체가 도산 직전”이라며 “불법인 줄 알면서도 회사 명의의 차량을 개인이 운영하도록 넘기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여가며 겨우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영세업자들의 시름도 깊다.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소형트럭에 과일과 야채를 싣고 다니며 팔고 있는 우모(42)씨는 “한 달에 겨우 100만원을 손에 쥐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6월 말 기준 휘발유 대비 경유가격 비율은 2003년 57%, 2004년 64%, 2005년 75%, 2006년 81%로 증가해 왔다. 이번 인상으로 84%선까지 높아져 2007년까지 85%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거의 마무리됐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