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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노조 산별 전환…잠잠했던 '勞風' 태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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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노조 산별 전환…잠잠했던 '勞風' 태풍되나

입력
2006.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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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사업장 노조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노조가 30일 민주노총 소속 산업별노동조합인 금속노조에 가입키로 결정함에 따라 노동운동의 향방에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산별노조 가입을 묻는 투표가 진행중인 화섬업종은 물론 대기업 노조와 중소기업 노조들도 산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노동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왜 전환했나

노동계는 10%대로 추락한 노조 조직률과 내년부터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복수노조 등이 시행되면 현재의 기업별 노조 구도로는 더 이상 투쟁동력을 모을 수 없다고 판단해 산별노조로 전환을 추진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경기둔화에 따른 고용불안이 가중되면서 업종별 연대인 산별노조를 통한 고용보장을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현대차 노조의 경우 동일 산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노조에 비해 더 많은 복지와 혜택을 받고 있어 ‘귀족노조’라는 사회적 비판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산별노조의 공동 교섭을 통해 대기업 노조와 같은 권익을 찾을 수 있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올 초 취임 때 “산별 전환에 진퇴문제를 놓고 사활을 걸겠다”며 산별노조 전환을 강력히 추진했다. 현대차 노조는 2003년 산별 전환을 시도했지만 전환이 가능한 3분의 2이상 찬성을 얻지 못해 실패했다.

●힘 받은 노동계

산별노조가 출범하면 단체교섭과 파업 등의 단체 행동이 모두 중앙의 책임과 지침에 따라 이뤄져 기업별 노조보다 강력한 교섭력을 발휘하게 된다. 또 노동자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민주노동당과 연대해 주요 정치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 대기업 노조의 권력독점을 막을 수 있고 노사정 쟁점을 일괄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민주노총은 올 연말까지 가입 단체의 80%를 산별노조로 전환할 방침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산별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은 전체 조합원 175만 가운데 14%인 25만여명에 불과하지만 비중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올 하반기까지 산별노조를 통한 총파업 동력을 구축하고, 비정규직의 조직화와 복수노조 출범에 대비, 조직력을 강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현대차 노조 등의 산별노조 참여 이후 당장 올 하반기 투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개별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용안정 방안 등에 투쟁 동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위노조 때 누렸던 혜택을 일부 포기할 수밖에 없어 산별노조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국ㆍ공립 병원들은 2004년 산별노조에서 합의된 임금, 근로조건 등이 개별노조의 타결된 협상안에 미치지 못한다며 산별노조인 보건의료노조에서 탈퇴했다. 산별노조에 가입했지만 개별노조의 입장과 상반될 경우 탈퇴하는 변수도 배제할 수 없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산별노조는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동시에 교섭방식 등을 개선해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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