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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책이랑 놀자] 상상이 꿈이 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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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책이랑 놀자] 상상이 꿈이 되는 즐거움

입력
2006.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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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에게 과학동아리 하나 만들어주면 어떨까요? 기계 해체 동아리 어때요?”동수 엄마 이소유씨의 제안이다.

“기계 해체 동아리?”“우리 주변의 기계들을 해부해보는 거지요. 지금은 그저 있는 것을 열어보고 속을 들여다보고 있던 그대로 다시 조립해 복구하는 거지만, 누가 알아요.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무언가 창조하게 될는지.”

소유씨는 생활 속에서 ‘봉사’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다. 가족이 ‘행당동 할머니’라 부르는 독거노인을 찾아가 아들 내외가 되고 손자 손녀가 된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장애아인 태민이의 엄마가 되어 태민이가 다니는 시설에 데려가고 보호한다. 또 복지관의 장애아동들에게는 ‘책읽어주는 엄마’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한번도 티 내거나 자랑하지 않았다. 그의 모습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조금씩 우리가 알아낸 것들이다. 소박한 차림새의 소유씨는 그렇게 모든 일을 꾸준히 한다. 그런 소유씨의 제안이기에 나도 혹- 했다.

다음날부터 소유씨는 전기밥통, 라디오, 전자레인지, 비디오, 텔레비전까지…, 하나씩 챙겨 들어왔다. 모두 아파트에서 거리에서 주워온 것들이란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동아리 활동을 하겠다고 모였다.

금요일 늦은 시간, 온갖 공구들을 들고 밥통을 해부하고 그 속모양새를 옮겨 그리고, 부품들을 알아보고, 결국 작동의 원리까지 찾아내는 기계 해체 동아리의 아이들…. 그 아이들이 이소유 선생님에게 폭 빠져가고 있다. 한 엄마의 강사비도 없는 자원활동이 어떤 희망을 낳을까? 혹 가까운 미래에 그 동아리의 한 아이가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어 등장하진 않을까?

책도 재미있는 과학 선생님이 되어 줄 수 있다. 쥘 베른의 ‘바다 밑 이만리’에 나오는 원자력 잠수함이나 ‘지구에서 달로’에 나오는 우주선은 뒷날 실제 현실에 나타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에게 책 속의 상상이 ‘꿈’이 되게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린 시절 ‘지구에서 달로’를 읽었던, 소련의 어린이 치얼코프스키는 훗날 ‘다단계 로케트’의 아버지가 된다. 그가 온갖 어려움을 딛고 만들어낸 다단계 로케트는 ‘지구에서 달로’ 가기 위해 쥘 베른이 상상한 대포 발사 방법을 현실화한 것이다.

과학적 사고는 세상을 보는 하나의 방식이다. 과학적 사고의 기초는 철학, 정치, 경제, 예술 등의 근원적 질문 “왜?”에서 시작해 “어떻게”로 완성된다고 했다. 하늘을 나는 스쿨버스나 말하는 꼬마 자동차, 바다와 우주를 마음껏 오가는 조지의 배, 마법골무와 과거로 가는 괘종시계…. 어느 꿈 많은 아이에 의해 우리 앞에 당당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어린이도서관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관장 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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