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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訪美 '부시, 사돈 맞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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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訪美 '부시, 사돈 맞은 듯'

입력
2006.07.0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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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미 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 베푼 ‘극진한 대접’은 30일 두 정상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을 함께 타고 ‘로큰롤의 제왕’엘비스 프레슬리의 생가가 있는 테네시주 멤피스로 날아가면서 절정에 달했다.

이날 방문은 30년 넘게 엘비스 팬 클럽 회원일 정도로 ‘열성 팬’임을 자부하는 고이즈미 총리를 위해 미국측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우연의 일치로 고이즈미 총리와 엘비스의 생일은 1월8일로 같으며 고이즈미 총리가 7년 늦게 태어났다. 두 정상이 이날 멤피스 그레이스랜드의 엘비스 생가를 찾았을 때 엘비스의 전처 프리쉴라와 딸 리사 마리 프레슬리가 직접 안내 할 만큼 엘비스 가문에서도 예우를 다했다.

전날 백악관 정상회담이 끝난 후 선물 교환에서도 엘비스가 화제였다.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엘비스의 노래 25곡이 수록된 1954년도 산 대형 자동전축(주크박스)을 선물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곧바로 주크박스에서 자신의 애창곡 ‘나는 너를 원하고, 필요로 하며, 사랑한다(I Want You. I Need You. I Love You)’를 찾아냈다.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는 “두 정상이 이 곡을 틀어 놓고 듀엣으로 가사를 중얼거렸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답례로 부시 대통령에게 미 메이저리그의 전설적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활약상을 담은 일본 우표를 확대한 사진과 자전거를 선물했다.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마련한 국빈급 만찬에서는 두 정상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서로에 대한 찬사를 이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를 엘비스에 빗대어, “엘비스도 총리처럼 멋진 머리카락을 갖고 있었으며 총리처럼 다른 나라에서 숭배자들을 얻게 됐다”고 치켜세웠다.

영어로 만찬사를 한 고이즈미 총리는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는 부시 대통령에게 가장 진실된 존경을 바친다”면서 “미국의 이미지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하이눈’의 개리 쿠퍼를 연상시킨다”고 말하며 건배를 제의했다. 만찬의 주요리는 미국에서 기른 일본 소를 재료로 쓴 ‘고베 요리’ 였다. 부시 대통령은 앞서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이 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수입토록 결정한 데 대해 감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두 정상은 이 날 ‘신세기의 미일 동맹’이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통해 ‘지구적 규모’의 협력을 추구하는 미일 동맹을 선언했다. 그 동안 두 나라 간에 이뤄진 안보 협력의 실적을 강조한 공동성명은 안보 이외에도 폭 넓은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미일 일체화’의 길을 열어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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