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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씨 모자 다시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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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씨 모자 다시 이별

입력
2006.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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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의 이별과 그리움, 짧은 재회, 그리고 기약 없는 헤어짐…. 김영남(45)씨는 30일 작별상봉 후 어머니 최계월(82)씨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입을 꼭 다물고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하다 결국 눈물을 훔쳤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 시작된 작별상봉이 1시간 만에 끝나자 어머니 최씨의 휠체어를 밀면서 금강산호텔을 나섰다. 누나 영자(48)씨는 조카 은경(19)양과 철봉(7)군의 손을 꼭 잡고 뒤를 따랐다.

최씨는 아들 영남씨가 호텔 현관 앞 버스에 자신을 안아 태우자 오열하기 시작했다. 영남씨도 밀려오는 슬픔에 표정이 굳어지며 어머니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최씨는 버스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손자 손녀와 인사했다. 은경양은 “할머니, 기다릴 테니 앓지 마세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최씨는 며느리 박춘화(31)씨를 향해 “맡기고 강께, 아들 잘 보살펴 잉”이라고 당부했고, 박씨는 눈물 흘리며 “걱정 마세요”라고 답했다.

최씨는 다시 아들의 손을 꽉 쥐었고 영남씨는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영남씨가 철봉군을 안아 올려 인사시키자 최씨는 “아빠 말 잘 듣고, 누나 말 잘 듣고, 엄마 말 잘 듣고, 애들하고 싸움하지 말고”라고 당부했다. 박춘화씨는 손위 시누이 영자씨가 계속 눈물을 흘리자 “울지 마세요”라고 달랬고, 은경양도 고모에게 “안 울겠다고 약속하고선”이라며 자신도 울음을 터뜨렸다.

영남씨는 애써 눈물을 참으며 “웃으라, 웃으라”고 외쳤다. 하지만 이내 아쉬움을 참지 못하고 다시 버스로 다가가 어머니와 누나의 손을 꼭 붙잡았다. 최씨는 “니네들이 가야 혀. 빨리 가”라며 아들에게 손짓했다. 이윽고 버스가 출발하자 영남씨는 주먹을 굳게 쥐고 손을 흔들었다.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한 그는 “8월 아리랑 공연 때 꼭 모시겠다”고 말했다.

앞서 영남씨는 남측 가족에 “전처 요코다 메구미가 결혼 전에도 많이 아팠다며”며 “인간적으로 (결혼)하고 싶어서 (아픈 것을) 알고 결혼했다”고 말했다고 영자씨가 전했다. “(메구미가) 3살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 해도 보호해줘야 겠다고, 내가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둘이 좋아했었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금도 (메구미와의) 결혼 사진, (은경이) 돌사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고, 영자씨가 “통일사업한다는 데 우리로 말하면 과장, 계장이냐”고 묻자 “국장 정도”라고 답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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