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젊은 소리꾼' 김용우 "데뷔 10년 오늘 중간결산합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젊은 소리꾼' 김용우 "데뷔 10년 오늘 중간결산합니다"

입력
2006.06.30 00:15
0 0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되는 김용우는 지금도 ‘젊은 소리꾼’으로 통한다. 그가 해온 음악이 젊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0년 간 그는 민요를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부르는 데 힘써왔다.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서양 악기를 섞거나, 재즈나 아카펠라와 만나고, 레게 리듬을 넣는 등 다양한 시도로 민요에 새 옷을 입혔다.

곱고 섬세한 목으로 타고난 흥을 더해 맛있게 부르는 ‘김용우 표’ 노래 덕분에 민요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이 부지기수다. 어, 이렇게 멋있는 노래가 있었나? 원래 어떻게 부르는 걸까? 나도 한 번 배워볼까? 그의 노래에 호감을 갖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팬클럽 회원이 3,000명이 넘은 만큼 그는 국악 동네의 인기 스타다.

그가 데뷔 10년을 맞았다. 충청도 민요를 중심으로 첫 음반 ‘지게소리’를 낸 것이 1996년. 그것으로 ‘김용우 표’ 노래의 출발을 알렸다. 그 뒤 ‘괴나리’(1998) ‘모개비’(2000) ‘질꼬냉이’(2003) ‘어이 얼어 자리’(2005)까지 모두 5장의 판을 냈다.

첫 음반을 냈을 때, 그는 지게소리를 가르쳐준 충청도 할아버지에게 호되게 혼났다고 한다. 반음으로 뚝 떨어지는 대목을 서양악기에 맞추느라 바꿔 불렀더니 “이 놈이 내 노래 망쳐놨다”고 한 것. 그 때부터 노래에 옷을 바꿔 입혀도 선율이 가는 길은 건드리지 말고 원형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했고, 그 원칙을 지켜왔다.

국악고와 서울대에서 피리를 전공한 그가 소리꾼이 된 것은 대학시절 충남 예산으로 농촌활동을 갔다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부르는 토속민요에 홀려서다. 직업 가수들의 민요와 달리 토속민요는 일하면서 부르던 삶의 노래라 세련미는 덜해도 자연스럽고 구수한 맛은 비할 바가 아니다.

그는 이 잊혀져 가는 노래들에 반했다.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 신기해서 더 알고 싶어졌다. 1987년부터 94년까지 7년 간 전국을 돌아 다니며 토속민요를 채집했다. 시골 노인들의 막내 손자 노릇까지 하며 소리를 배우고, 녹음한 것을 들으며 불러보기도 하다가 아예 이 길로 나섰다.

20대 청년 시절의 7년을 소리 찾는데 발품을 판 열정이나, 여러 선생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배운 그의 내력을 알고 보면, 그의 만만찮은 내공에 놀라게 된다. 사물놀이의 전설적 상쇠 김용배, 정가인 가사의 예능보유자 김양교, 남도들노래의 명인 조공례, 서도소리 명창 오복녀, 진도 굿음악의 대가 박병천 등 최고의 스승 밑에서 단단히 배웠다.

30일 저녁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그의 공연 ‘십년지기’는 데뷔 이후 10년 간의 음악활동을 결산하는 자리다. 때맞춰 같은 제목으로 베스트 앨범을 내놨다. 그동안의 히트곡과 제주민요 ‘너영나영’, 레게 리듬이 가미된 ‘신 아외기소리’ 등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에는 오랜 음악 친구들인 권오준(피아노) 이필원(베이스) 서준혁(드럼) 한충은(대금ㆍ소금) 이꽃별(해금) 김태경(피리) 서수복(타악) 노니나(코러스) 등이 협연자로 나서고, 아카펠라 그룹 ‘더 솔리스트’, 풍물굿패‘ 몰개’가 손님으로 출연한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