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을 돌려라.
2006년 상반기 국내 유통업계는 사상 최대의 격전을 치렀다. 전쟁은 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하고, 이마저가 월마트를 접수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업계의 판도도 달라졌다. 유통업계 최강 롯데가 신세계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유통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이마트, 롯데백화점, GS리테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이마트는 중국, 롯데는 러시아, GS는 베트남 시장을 우선 공략지로 삼고 있다.
신세계이마트는 1997년 중국 상하이 취양점을 1호로 지난 해까지 5개의 점포를 열었다. 중국 진출 10년째인 이마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앞두고, 매년 7~9%씩 급성장하는 중국 소비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월 탕구점, 3월 무딴장점, 5월 싼린점이 잇따라 오픈했다. 취양점의 규모는 지상 1층 1,700평에 불과했으나, 싼린점은 지상 3층 4,640평에 달하는 등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마트의 확장 속도는 하반기 이후 더욱 빨라진다. 12월 문 여는 쏭장점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26개 매장을 추가 설립키로 했다. 지역도 상하이와 톈진에서 벗어나 베이징, 쑤조우, 항조우 등으로 범위를 넓힌다.
질적인 면도 강화한다. 올 3월 선보인 중국 이마트 자체개발(PL) 상품인 ‘이푸라이’를 현재 40개에서 연내 1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경상 대표는 “식용유, 쌀, 전통 술, 종이컵 등 중국 소비자가 많이 찾는 생필품을 PL상품으로 채울 계획”이라며 “동일 상품을 15%이상 싸게 팔 수 있어 까르푸, 월마트 등 외국계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연말 러시아 모스크바에 백화점 업계 최초의 해외점포를 오픈한다. 러시아는 중국, 인도와 함께 유통업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분석된다.
롯데가 건설중인 모스크바 1호점은 연면적 4만3,000평 규모의 롯데센터 중 1단계 공사다. 연말까지 백화점과 오피스로 구성된 2만5,000평의 복합시설이, 2008년에는 1만8,000평의 롯데호텔이 들어선다. 규모만 따지자면 이마트가 중국시장에 건설한 총면적보다 크다.
크렘린궁과 1.4㎞가량 떨어진 도심지역으로 입지 조건도 좋다. 롯데센터에는 500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과 슈퍼마켓(2,200평), 백화점(9,200평)이 들어서며, 8~20층은 첨단 오피스, 21층은 모스크바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가 문을 연다.
이인원 사장은 “모스크바 1호점을 기점으로 백화점 해외진출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며 “러시아 추가 출점을 비롯, 중국 등 아시아권 나라에 진출, 3년내 세계 백화점 업계 빅10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GS백화점, GS25 등을 소유한 GS리테일은 베트남시장 공략을 위해 그룹차원의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GS그룹은 호찌민 냐베지역 100여만평에 아파트, 백화점, 편의점이 들어서는 GS타운건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파트는 1만7,000여 가구를 수용할 수 있어 단지 건설에 맞춰 GS리테일의 백화점과 편의점을 진출시키겠다는 복안이다. GS관계자는 “장기적으로 GS홈쇼핑과 GS칼텍스 등도 진출, 호찌민시를 명실상부한 GS타운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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