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수탁액이 나흘 연속 급감, 총 규모가 60조원대로 하락했다. 29일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28일 기준 MMF 수탁액은 60조2,479억원으로 전날인 27일에 비해 4조8,367억원이나 줄었다. 지난 주말인 23일 이후 최근 4영업일 동안 줄어든 수탁액 규모는 무려 13조8,787억원에 달한다.
MMF 수탁액이 급감한 것은 내달 1일부터 법인고객에 대한 MMF 익일입금제가 시작되기 때문. MMF 익일입금제란 기업이 MMF에 입금한 다음날부터 수익을 주는 제도로, 일반 고객보다 정보력이 뛰어난 법인 고객들이 그날의 금리 동향을 미리 파악한 뒤 장 막판에 자금을 입금시켜 차익을 거두는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시행된다.
문제는 하루 이틀 단위로 초단기 여유자금을 굴리던 고객들이 입금 당일분의 이자를 뺏기려 하지 않는다는 점. 게다가 최근 시중금리가 인상되면서 환매조건부채권(RP)과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비슷한 상품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면서 법인 고객들이 대거 MMF 환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MMF 운용을 주된 사업으로 삼아 온 일부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MMF가 편입했던 채권을 대거 환매하면서 채권 금리까지 오르는 등 단기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MMF 익일입금제는 지난해부터 예고된 것이고, 이번 환매 사태는 익일입금제뿐 아니라 월말, 반기말을 맞아 자금수요가 늘어난 기업들의 환매 영향도 있다"며 "내달 1일 제도 실시를 변경할 방침이 없다"고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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