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자는 결정됐다, 바로 우리다.”
스포츠 용품 업체인 아디다스의 최고경영자(CEO) 허버트 하이너는 이렇게 선언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2006독일월드컵의 공식후원사인 아디다스는 월드컵 용품 매출 전쟁에서 나이키 등 경쟁 업체들을 압도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더욱이 후원을 하는 6팀 중 독일 아르헨티나 프랑스 등 3팀이 8강에 올라 이미지 전쟁에서도 승리했다.
아디다스에게 이번 월드컵은 세계 대전의 결전장이다. 현재 나이키는 스포츠용품시장 세계 1위, 아디다스는 축구용품시장 1위다. 홈그라운드인 독일에서 나이키 타도를 위한 추동력을 마련하자는 게 아디다스의 목표다.
올들어 이날까지 아디다스가 축구 용품을 팔아 번 돈은 12억유로(약 1조5,600억원). 2005년 한 해 동안의 매출액(9억유로ㆍ약 1조1,700억원)보다 무려 30%가 증가한 수치다. 한일월드컵이 있던 2002년에 기록했던 매출액(6억유로ㆍ약 7,800억원)의 두 배가 뛰었다. 아디다스는 독일월드컵 마케팅 비용으로 2억5,000만유로(약 3,250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폼만 독일 대표팀 유니폼 등 300만장을 팔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아디다스가 판매한 유니폼은 총 150만장으로 정확히 두 배가 증가했다. 나이키는 240만장의 축구 유니폼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1,500만개나 팔려 나갔다. 아디다스는 2002년 대회에서 ‘피버노바’라는 공인구를 만들어 600만개를 팔았다. 축구화는 175만 켤레가 판매됐다.
아디다스의 월드컵 특수는 ‘개최국 효과’ 외에도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밀어준 덕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디다스는 FIFA와 하나가 됐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아디다스는 2014년까지 FIFA에 3억5,000만달러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2007년 중국에서 열리는 여자월드컵과 2008년 스위스 유로선수권의 공식 스폰서를 맡았다.
아디다스는 그라운드 안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32개국 국가대표팀 가운데 아디다스가 후원한 나라는 6개국, 나이키는 8개국, 푸마는 무려 12개국이었다.
그러나 정작 8강 진출국 가운데에는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는 팀이 독일 아르헨티나 프랑스 등 3곳으로 가장 많다. 나이키 후원 팀으로 8강에 오른 나라는 브라질과 포르투갈이다. 이밖에 푸마(이탈리아), 엄브로(잉글랜드) 로또(우크라이나)는 나란히 1팀을 8강에 진출 시켰다.
아디다스의 마지막 소망은 독일 등 후원 팀이 결승에서 브라질을 꺾는 것이다. 2002년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한 뒤 아디다스는 호나우지뉴 등 나이키의 광고 모델이 ‘무엇이든 할 수 있어(Be What You Can Be)’ 라며 세계시장을 누비는 것을 쓰린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
나이키는 무려 1억4,400만달러를 들여 브라질 축구협회와 2018년까지 독점후원계약을 맺고 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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