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 바캉스 - 계곡 5선 "물소리에 발을 씻고, 바람소리에 머리 씻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 바캉스 - 계곡 5선 "물소리에 발을 씻고, 바람소리에 머리 씻고"

입력
2006.06.29 23:59
0 0

# 양양 법수치리 광불동 계곡

불가의 법수(法水)가 흐른다는 맑은 계곡, 강원 양양의 법수치리. 오대산과 응복산의 골짜기를 타고 남대천으로 이어지는 물줄기다. 법수치리는 매년 겨울만 되면 폭설로 고립되는 깊은 골짜기로 오지중의 오지였다. 태풍 루사때는 최후의 고립지역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그 루사 덕에 복구 공사가 이뤄지며 비포장이던 마을 진입로가 포장된 신작로로 확 뚫렸다. 새 길을 따라 펜션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해 이젠 더 이상 오지의 냄새가 나질 않는다.

법수치리에서 보다 깊은 자연의 기운을 마시고 싶으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보자. 법수치리 주민들도 모르는 광불동계곡이 숨어있다. 광불동계곡은 법수치리 계곡의 끝자락 팥밭무기교에서 시작된다. 인적이 드문 숲이라 초록이 짙고 길도 좁다. 발목을 휘감는 잡초와 이마를 스치는 나뭇가지가 성가실 정도. 길가의 계곡은 비록 물의 양이 넉넉한 편은 아니어도 그 아기자기함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만만치 않다. 낮은 폭포들이 10단, 20단씩 이어졌고 작은 소들이 염주 꿰듯 연달아 늘어섰다.

# 양양 미천골

법수치리에서 응복산 너머의 계곡이 미천골. 차로 이동할 경우 홍천에서 구룡령을 넘어 양양으로 가기 전 갈천약수를 지나서 오른편이다. 수량 풍부한 계곡물은 수많은 암반을 헤치며 하얀 물보라를 일으킨다.

계곡에 들어서 처음 만나는 곳이 선림원지. 통일신라 말기에 창건돼 우리나라 선종을 대표하는 절집이 있던 곳이다. 10세기 경 갑작스런 산사태에 매몰되고 말았다.

선림원지를 뒤로하고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통나무집들이 드문드문 반긴다. 미천골 휴양림의 휴양시설이다. 더위를 싹 가시게 하는 계곡물도 좋지만 미천골의 보물은 불바라기 약수다. 산책로를 따라 왕복 2~3시간 걸리는 곳에 있다. 산책로는 발아래 시원한 계곡 풍경을 함께 하고 있어 걷기에 지루하지 않다.

임도에서 계곡으로 들어와 300m쯤 오르면 물길 위로 떨어지는 폭포 2개를 만난다. 약수는 왼쪽 폭포 바위 벽에서 흘러나온다. 주변이 온통 빨갛게 물들어 있어 불바라기란 이름이 왜 붙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약수는 위장병과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 인제 방태산 적가리골, 진동ㆍ미산계곡

전국의 휴양림 중에서 계곡의 경관만을 따진다면 강원 인제의 방태산 휴양림 만한 곳이 없다. 방태산의 숲은 녹음이 짙고 넓은 활엽수림이다. 활엽수 종이 다양하기로는 남한에서 으뜸인 곳이다. 설악산과 점봉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의 첩첩산중. 숲 속에 들어서면 새소리와 물소리에 머리가 시원해진다.

통나무집 바로 앞의 넓은 마당바위에 시선을 빼앗겼다면, 조금 위편의 ‘이폭포, 저폭포’라는 이름을 가진 이단폭포에서는 넋을 놓게 된다. 성의 없는 이름과 달리 폭포의 전경은 우아하기 이를 데 없다. 숲도 맑고 물도 맑고 바위도 맑다. 휴양림 바로 인근에는 물맛 좋기로 유명한 방동약수가 있다.

인근의 진동계곡과 미산계곡은 원시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물줄기다. 언제나 맑고 차가운 물이 흘러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줄을 잇는다. 중간 중간 큰 여울이 많아 돌아 흐르는 물길이 황홀하다. 계곡을 따라 펜션 등 민박촌이 형성돼 있다.

# 경기 양평 중원계곡

양평 용문산 동쪽에 솟은 중원산(780m)과 도일봉(842m) 사이를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중원계곡이다. 계곡 상류에 어떤 형태의 오염원이 없는 청정계곡이다.

주차장에서 20분 정도 오르면 계곡의 얼굴마담인 중원폭포다. 물길의 높이는 얼마되지 않지만 병풍을 두른 듯한 주위의 기암절벽과 어울려 탄성을 자아낸다. 폭포 아래의 소도 제법 넓고 깊다. 폭포 주변에는 휴식하기 알맞은 암반이 많다. 대부분의 피서객들은 이 폭포 주변에만 머문다. 하지만 중원계곡의 참맛을 보기 위해서는 더 위로 올라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계곡의 상류는 다채로운 비경을 보여준다. 30분 가량 더 오르면 또 다른 폭포를 만난다. 바로 치마폭포. 바위를 타고 부챗살로 퍼지는 물길이 곱다.

여름철 산행 코스로는 중원폭포에서 중원산 정상에 먼저 오른 후 북릉에 이른 다음 싸리재에서 중원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가 인기다.

# 가평 조무락골

가평군 적목리 석룡산 자락의 깨끗한 골짜기다. 6km 가량의 무공해 계곡으로 가평천의 으뜸 골짜기다. 경치가 좋고 조용하다. 산을 오르는 길에 조각넘이골, 독바위, 윗방골, 사태밭골 등의 아기자기한 계곡이 이어진다.

계곡 초입은 보잘 것 없지만 올라갈수록 바위가 커지고 물소리도 거세진다. 조무락골이란 이름은 숲이 울창해 산새들이 조무락거린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수량이 풍부하고 곳곳에 작은 폭포들이 많다. 한여름에도 손이 시릴 정도로 물은 차다. 똬리를 튼 듯 폭포수가 돌아 흐르는 골뱅이소와 호랑이가 웅크린 모습을 한 복호동폭포가 장관이다. 복포동 폭榻?크진 않아도 싸늘한 한기를 뿜어낸다.

조무락골은 일제때 악명을 떨친 사교집단 백백교의 본거지였다고 한다. 싸늘함이 2배로 느껴지는 이유다. 산 정상에 서면 백운산과 사창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화악산과 명지산, 국망봉, 휴전선 인근의 대성산, 백암산도 보인다. 조무락계곡 인근에 용소폭포와 무주채폭포 등이 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