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도 스페인의 ‘월드컵 징크스’ 극복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독일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스페인이 우크라이나와 튀니지를 각각 4-0, 3-1로 꺾자 스페인 언론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스페인의 우승을 예언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에 ‘2006년 여섯번째 달에 스페인 왕이 피레네 산맥을 가로질러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구절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28일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 1-3으로 역전패하며 월드컵과의 질긴 악연을 이어가야 했다. 스페인이 월드컵에서 거둔 최고성적은 1950년 우루과이 대회에서 4강에 딱 한번 오른 것이 전부다. ‘무적함대’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 스페인은 월드컵 개막 전에는 늘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지만, 막상 본선이 시작되면 무기력하게 무너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다. 토레스-다비드 비야-파브레가스-라모스 등 젊은 피를 수혈했고, 라울-사비-푸욜 등 베테랑들도 건재했다. 2004년 8월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 이후 월드컵 개막 전까지 A매치 22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었다. 조별 예선에서도 강호 우크라이나를 4-0으로 꺾는 등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오르며 스페인 축구 팬들의 가슴을 한껏 부풀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16강전에서 ‘늙은 수탉’이라 비웃던 프랑스에 3골을 내주며 허무하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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