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보석 허가로 풀려난 정몽구 회장이 2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다. 정 회장은 이날 구치소와 병원을 두 차례 왕복한 끝에 어렵게 풀려났다.
정 회장은 구치소에서 아침 식사를 한 뒤 진료차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갔다. 병원에 머물다 오후 2시께 보석 결정을 통보 받은 정 회장은 검찰의 석방 집행 절차를 마치기 위해 구치소로 돌아갔다.
오후 4시5분께 구치소에 도착한 정 회장은 45분이 지난 오후 4시50분께 앰뷸런스에 실린 채로 구치소 정문을 빠져 나와 다시 병원으로 직행했다.
구치소 앞에는 취재진 5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정 회장측은 “회장님이 몸이 너무 불편해 언론 취재에 응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구치소 관계자는 “정 회장은 정상적으로 아침식사를 했으며 출소 전엔 혼자 서 있지 못하고 누워있었다”며 “그 동안 강남 성모병원과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3,4차례 종합검진과 통원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오후 5시40분께 병원 응급실 앞에 도착했다. 침대에 누운 채 얼굴까지 흰 시트로 가리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병원 안으로 곧바로 들어갔다.
정 회장은 병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 상당히 부담을 느낀 듯 한 마디 말도 없었다. 앰뷸런스에서는 현대차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자 2명이 먼저 내렸고 병원 직원들은 곧바로 침대를 넘겨 받아 병실로 이동했다.
정 회장 도착에 앞서 현대차 직원 20여명이 병원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며 병원 환자들과 행인들은 정 회장이 도착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 봤다.
병원측은 정 회장이 2주 정도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의 주치의인 정남식 심장내과 교수는 “지난 14일 병원에서 CT(단층촬영) 검사 등을 받았을 때 협심증, 관상동맥경화협착증, 고혈압과 함께 심장막에 물이 고여 있고 좌측 폐에 혹이 있는 것으로 진단돼 앞으로 2주 정도 정밀 검사와 함께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정 회장이 걷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예전에 무릎 수술 받은 자리에 통증이 있어 구치소에서 운동을 못했던 것 같다”며 “구치소에 있는 동안 다리가 약해져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이 입원한 병실은 병원 20층의 VIP 병실 중 하나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이 이용했으며 하루 입원비는 80만원 정도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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