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밝기가 약한 것 같아요. 고기 음식이 익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는 돼야죠.” “후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봐야 겠어요. 조리장은 환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급식 점검단이 떴다. 새벽 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28일 오전 6시부터 각 학교를 찾은 급식 점검원들의 ‘눈길’ ‘발길’은 분주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진흥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청, 서울시보건소 등이 학교 급식 전반에 대해 합동 점검을 시작한 이날 사전 통보 없이 점검원이 들이 닥친 학교는 사뭇 긴장하는 표정이었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세현고는 점검관으로부터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3월 개교한 학교라 새로 지은 식당 조리장 등이 전반적으로 깨끗했으며 국솥 튀김솥 등 조리기구의 위생 상태도 괜찮았다.
5층에 위치해 환기도 잘 됐다. 이모 점검관은 “다만 ‘교차 오염’을 피하기 위해 조리실 세척실 등 작업구역에 더 명확한 구분 표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점검은 급식시설 구조 및 설비, 식품 보관 취급 상태, 영양사 조리원의 위생관리 등 8개 항목 47개 세부사항 위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원래 합동 점검에 참여하기로 예정된 서울시 측 점검관은 나오지 않아 ‘합동 점검’이란 말이 무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점검조는 시ㆍ도교육청 직원 1명과 지방 식약청 또는 지방자치단체 인력 1명 등 2명으로 편성하게 돼 있다. 그러나 각자 일정을 서로 맞추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따로 조사’를 하고 있는 곳도 있어 ‘교차 점검(크로스 체크)’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한도 빠듯하다. 점검ㆍ조사는 7월10일까지 완료하게 돼 있어 ‘전수 조사’라는 원래 계획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겠냐는 지적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서울 고교만 295곳인데 이날처럼 하루 4개 학교 조사로는 무리다. 또 다른 점검관은 “점검 속도를 높여 나가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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