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이 구속된 지 61일 만에 보석(保釋)으로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동오)는 28일 회삿돈 797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정 회장에 대해 보증금 10억원을 내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정 회장은 주거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으로 제한되며 3일 이상 여행을 하거나 출국할 때는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보석 상태에서는 주거지만 제한될 뿐 회사 출근 등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그룹 경영에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판사는 “정 회장이 법정에서 비자금 부분에 대해 자신의 형사책임을 원칙적으로 인정했고,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 및 압수수색 등이 완료돼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소멸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정 회장의 구속이 길어져 국민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와 현대차 그룹의 선진 경영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정 회장 측의 주장, 정 회장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판사는 하지만 “유죄로 인정될 경우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특혜 의혹 제기에 선을 그었다.
정 회장은 이날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보석 허가 소식을 듣고 구치소로 이동, 오후에 석방됐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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