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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 박병무 사장/ "동네축구 공 따라다니듯 한 사업에 몰려선 못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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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 박병무 사장/ "동네축구 공 따라다니듯 한 사업에 몰려선 못 산다"

입력
2006.06.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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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정신으로 다시 뛰자."

7월 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하나로텔레콤 박병무(45) 사장은 요즘 유난히 벤처정신을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벤처정신이란 적극적인 사고 방식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통신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심해진 탓도 있지만 다음달 말부터 새로 시작하는 TV포털 '하나TV'로 승부수를 던지는 만큼 심기일전하자는 각오가 담겨 있다.

하나TV는 별도의 셋톱박스를 TV에 연결하면 인터넷에 접속해 영화, 드라마, 뉴스, 스포츠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다.

박 사장은 현재 36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초고속인터넷, 160만명이 사용하는 시내전화 서비스와 함께 TV포털을 3대 핵심 사업으로 꼽고 있다. 월 7,000~1만2,000원의 정액제 서비스를 통해 올해말까지 2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박 사장이 기대를 거는 TV포털은 결코 순탄치 않은 여정을 거쳤다. 3월 말 그가 사장에 취임해 TV포털 계획을 발표했을 때 사내 직원들의 반대가 많았다. KT, LG계열의 파워콤 등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집중하기에도 부족한 형편에 신규 서비스를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였다.

그때 박 사장이 펼친 반론이 '동네축구론'이었다. 그는 "동네축구의 특징은 공이 굴러가는데로 우루루 몰리는 것"이라며 "동네 축구하듯 한 군데 사업에 몰리지 말고 자원과 능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살아 남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이유로 그는 "이순신 장군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순신 장군이야말로 동네축구를 하지 않은 분"이라며 "명량 해전 때 12척의 군선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100여척이 넘는 왜선을 격파한 것은 자원을 제대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한정된 인원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려면 필사적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죽도록 일해봤냐"고 곧잘 묻는다. 회사 일을 내일처럼 생각하고 죽을 힘을 다해 일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박 사장이 단순히 인내만 요구한 것은 아니다. 그는 매달 우수 영업사원 10명을 뽑아 1억원의 포상금을 나눠준다. 처음에는 1인당 1억원씩 주려고 했으나 임원들의 만류로 액수를 조정했다. 그는 "회사가 어려울수록 직원들이 분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아무리 환경이 어려워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직원들이 뛸 수 있도록 해주면 더 나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덕분에 박 사장 취임 전에 위기설이 나돌던 하나로텔레콤은 4월부터 초고속인터넷과 시내전화 가입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는 "앞으로 무선 기능을 갖춘 와이파이폰, 키보드와 모니터만 있으면 인터넷에 접속해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컴퓨터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가능하면 인터넷TV 사업도 벌여 미디어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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