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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노조' 노동계 빅뱅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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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노조' 노동계 빅뱅 오나

입력
2006.06.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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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가 산별노조 설립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잇따라 실시함에 따라 노사정의 이목이 투표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와 쌍용차 노조는 29일 산별노조 전환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하며 기아차 노조도 30일 투표를 실시한다. 대우차 노조는 28일 투표를 마쳤다. 자동차 외에 조선, 철강 등의 분야도 비슷한 일정으로 산별노조 전환 투표를 한다.

산별노조란 동일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를 하나의 노조로 묶는 것을 말한다. 사업장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동일한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산별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왜 전환하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은 10% 대로 추락한 노조 조직률과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현재의 기업별 노조 구도로는 더 이상 투쟁동력을 모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1970~80년대 20%를 웃돌던 노조 조직률은 관행적인 파업과 노동계 비리 등으로 일반 국민이 노동운동에 등을 돌리면서 지난해에는 10.6%를 기록했다. 또 내년부터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이 금지되고 복수노조 등이 시행되면 현재의 단위노조 체제로는 제대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산별노조가 출범할 경우 단체교섭과 파업 등의 단체행동이 모두 중앙의 책임과 지침에 따라 이뤄져 기업별 노조보다 강력한 교섭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민주노총 등은 산별노조가 구축되면 높아진 조합원의 결집력을 바탕으로 공동 교섭ㆍ행동을 통해 사용자와 정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출하면서 노동자의 정치적 입김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산별노조 전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노동계가 주요 정치 세력으로 떠오를 수 있다.

현재 주요 산별노조로는 민주노총 산하의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산하의 금융노조 등이 있다.

경영계 우려

산별노조가 출범하면 사회 양극화로 인해 소외 받고 있는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들도 공동교섭을 통해 교섭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거대 대기업 노조의 권력독점 등을 막을 수 있고 노사정 쟁점에 대한 일괄 타결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노조의 정치적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 산별노조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경영계는 기업별 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하면 교섭력을 무기로 사용자를 무리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별노조가 기업 내부의 의제가 아닌 사회적 의제를 내세워 총파업하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경영계는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는 “산별노조가 노사관계 사안외에도 정치적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파업 등을 남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망

노동계의 산별노조 전환 여부는 다음달 3일 발표되는 현대차 노조의 산별 전환 찬반투표 결과에 달려있다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중론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하게 되면 다른 대기업노조는 물론 중소 노조들도 산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소기업노조에 비해 월등한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는 일부 대기업노조는 산별노조 가입을 달가워하지 않아 결과가 주목된다.

현대차 노조는 2003년에도 산별전환을 시도했지만 62.05%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쳐 산별전환에 실패했었다. 산별전환을 위해서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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