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정보기술(IT)주 중심으로 이틀 연속 상승하자, IT주가 주도하는 반등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국 금리 인상을 비롯한 글로벌 긴축 우려감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태인데다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부문 업황이 부진에서 탈출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전문가들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은 27일 “IT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 근거로 하이닉스의 채권단 지분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IT주의 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주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예상돼 왔지만 채권단 물량이 나올 것이란 부담 때문에 상승이 제한돼 왔다”면서 “반도체 제품 가격도 안정되고 있고, IT주 중 유일하게 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지속적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마무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26일까지 매수 대상 260만주(보통주)중 94.1%인 244만7,000여주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나머지 물량은 이틀 정도에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마무리 이후 약세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향후 주가는 실적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실적을 우려했던 투자자들은 이미 자사주 매입을 이용, 삼성전자 비중을 축소했을 것이기 때문에 추가 매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하나증권 김진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하반기 이익 증가를 기대한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설 수 있고, 최근 주식형 펀드 잔액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기관들의 IT주 편입도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단기 불확실성은 있지만 중장기 수급 모멘텀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IT주도의 상승 전망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키움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낙폭 과대 매력이 있는데다 2분기 이후 반도체 부문의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매력이지만,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부문 전망이 너무 불투명하다는 점은 부담”이라면서 “하이닉스는 좋게 보지만 IT전체가 다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IT가 주도하는 증시 전체의 반등세도 오래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홍 팀장은 “이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입장 표명이 나오지 않는 한 탄력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이번 반등의 목표치는 고점 대비 낙폭의 3분의 1 정도”라고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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