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바티칸 교황청이 비밀리에 베이징(北京)에서 수교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25일 중국에 입국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특사와 교황청 국무부 고위인사는 7월 1일까지 베이징에 머물면서 중국 외교부와 수교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조지프 쩐(陣日君) 홍콩 추기경은 “바티칸 협상단이 중국 땅에서 협상을 벌인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한 발전”이라고 말해 이번 협상이 수교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간 바티칸은 수교 조건으로 바티칸의 중국 교구 주교 임명 존중, 중국측의 신앙의 자유 확대 등을 요구했다. 중국은 종교의 내정불간섭 원칙 준수를 바티칸에 내세웠기 때문에 이번 협상은 이와 관련한 밀도 높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티칸은 2000년 10월 중국 가톨릭 순교자 120명을 성자로 시성(諡聖)하고, 중국이 이들을 범죄자나 제국주의의 하수인으로 매도하면서 양측의 수교협상은 중단돼왔다.
관측통들은 교황청이 공산 정권 수립 직후인 1952년 단교한 중국과 다시 국교를 맺고 대만과 단교하겠다는 뜻을 점차 가시화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